크루즈 선을 이용해 부산을 찾는 중국인 단체관광객(유커)의 방문이 회복되지 못하면서 부산시 내 사후면세점이 경영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유커의 빈자리를 동남아시아 단체관광객들로 채우고는 있지만, 적자를 만회하지 못하면서 사실상 벼랑 끝까지 내몰렸다는 것이 관광업계의 평가다.
12일 부산지역 관광업계와 면세업계에 따르면 중국 당국의 ‘한한령’(限韓令·한류 금지령) 이후 지금껏 부산지역에 유커의 발길이 끊어지면서 부산시 내 사후면세점이 수년째 적자 등 경영난에 허덕이고 있다.
부산에는 청운플러스, 참앤참, 리오엘리해운대지점유성 등 해운대와 남포동 일대에 수십 곳이 운영 중이다. 이들 사후면세점은 화장품, 김, 홍삼, 옷, 액세서리, 캐릭터 인형 등 주로 지역에서 생산하는 관광기념품을 취급한다.
A 사후면세점은 사드(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배치 갈등 이전 성수기 하루 평균 150여 대의 관광버스가 3000~4000명의 유커를 실어 날랐다. 하지만 현재 동남아 단체관광객들로 겨우 명맥을 이어가는 처지다. 하루 평균 1~2대의 버스가 방문하지만, 대만 등 동남아 관광객들의 씀씀이는 유커의 2~30% 수준에 불과해 매출을 채우는 데 애로가 있다고 면세점 관계자가 설명했다.
부산을 방문한 중국인 관광객은 지난해 11월 1일 현재 31만66명이었다. 대부분 친구나 가족 단위의 개별 여행자였다. 부산을 찾은 중국인 관광객은 2016년 93만9987명으로 정점을 찍었다. 하지만 그해 북한의 미사일 위협에 대응하기 위해 주한미군이 사드를 배치하고 중국이 한한령으로 맞불을 놓으면서 부산의 관광산업은 치명타를 입었다. 이후 크루즈선을 통해 부산항으로 들어오는 중국인 관광객은 자취를 감췄다.
조용래 부산시 관광마이스산업 국장은 “지난해 12월12일 김해국제공항을 통해 입국한 중국 태평양보험집단 포상 단체관광객 40명을 시작으로, 제2·제3의 중국인 단체관광객 유치를 통해 중국 전역에 부산 관광 붐이 조성되기를 기대한다”면서 “이달 중 정부가 지정하는 ‘국제관광도시’ 선정에 최선을 다해 지역 관광 산업 발전을 도모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사후면세점’은 외국인이 물건을 사면 출국할 때 공항에서 부가가치세와 개별소비세를 환급해주는 제도다. 내·외국인에게 부가가치세와 개별소비세를 비롯해 관세까지 면제해 주는 ‘사전면세점’과는 조금 다르다.
부산=윤일선 기자 news8282@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