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룡 겨냥한 심재철 “영남 고향땅 버리고 수도권 나와라”

입력 2020-01-12 15:22 수정 2020-01-12 15:30
심재철 자유한국당 원내대표가 12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자유한국당 원내대표실에서 가진 기자간담회에서 추미애 법무부 장관 검찰 인사 등 검찰 탄압 규탄 등 현안 발언을 하고 있다. 뉴시스


심재철 자유한국당 원내대표가 12일 총선 출마를 준비 중인 당내 잠룡(潛龍)들을 겨냥해 “지도자급 인사들은 수도권 험지로 나와주실 것을 부탁한다”고 말했다.

수도권에서 내리 5선을 한 심 원내대표는 이날 현안 관련 기자간담회에서 이같이 말하면서 “고향 땅 영남보단 수도권이 상대적으로 어려울 것이다. 고향에 안주한다면 정치인으로서의 미래를 다칠 것이고, 당의 미래를 위해 수도권을 선택한다면 살신성인의 자세에 국민을 감동시킬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지도자급 인사들이 모두 수도권에 모인다면 대형 쓰나미를 일으킬 것”이라며 “지도자답게 대국적인 행동을 기대한다”고 강조했다.

심 원내대표가 거론한 지도자급 인사는 영남권 출마를 저울질 하고 있는 홍준표 전 한국당 대표와 김태호 전 경남지사 등을 의미하는 것으로 보인다. 홍 전 대표는 내년 총선에서 대구 동구을이나 고향인 경남 밀양·의령·함안·창녕 지역구 중 한 곳에 출마하겠다고 밝혔다. 김 전 지사도 경남 산청·함양·거창·합천 지역구에 예비후보로 등록한 상태다.

당 지도부는 열세 지역인 수도권, 특히 서울 한강 인접 지역구에 중량감 있는 인사들을 전진 배치에 ‘한국당 바람’을 일으킨다는 전략을 구상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심 원내대표는 “지도자들이 수도권에 모여 이른바 한강벨트를 구성해야지만 쓰나미가 발생할 수 있다”고 거듭 강조했다. 지난 10일 PK(부산·울산·경남) 지역을 찾은 황교안 당대표도 홍 전 대표와 김 전 지사의 험지 출마와 관련해 “어려운 총선에서 '전략적 요충지'로 많이 진출해 전체적으로 우리당이 승리하는데 이바지해주실 것을 당부드린다”고 말했다.

심우삼 기자 sam@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