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공으로 날아간 슛… 손흥민 ‘혹독한 겨울’

입력 2020-01-12 14:37
토트넘 홋스퍼 공격수 손흥민(왼쪽)의 슛이 12일(한국시간) 영국 런던 토트넘 홋스퍼 스타디움에서 열린 2019-2020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 22라운드 홈경기에서 리버풀 크로스바 위로 날아가고 있다. AP뉴시스

손흥민(28·토트넘 홋스퍼)이 2020년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 첫 출전에서 ‘무패 선두’ 리버풀의 골문을 열지 못하고 패배를 지켜봤다. 사실상 노마크 기회에서 허공으로 날려버린 슛은 그동안의 찬사를 혹평으로 돌려놨다. 출전정지 징계로 장외에서 해를 넘기고, 장내로 복귀한 뒤에도 2경기 연속으로 골 침묵을 깨지 못한 손흥민의 겨울이 혹독하게 흘러가고 있다.

손흥민은 12일(한국시간) 영국 런던 토트넘 홋스퍼 스타디움에서 리버풀과 가진 2019-2020 프리미어리그 22라운드 홈경기에 왼쪽 공격수로 선발 출전, 풀타임을 뛰었지만 공격 포인트를 기록하지 못했다. 토트넘은 만회골을 넣지 못해 0대 1로 졌다. 리버풀에 올 시즌 리그 21번째 무패(20승 1무)를 선사하고 8위로 내려갔다. 중간 전적은 8승 6무 8패(승점 30). 올해 첫 승은 불발됐다.

손흥민에게 이날 경기는 지난달 23일 첼시와 18라운드 홈경기(0대 2 패)에서 상대 수비수 안토니오 뤼디거에게 발길질해 즉시 퇴장을 당하고 정확히 3주 만에 이뤄진 리그 복귀전이다. 지난 6일 미들즈브러(2부 리그)와 1대 1로 비긴 잉글랜드축구협회(FA)컵 64강전 원정경기에서 복귀해 최전방 투톱 공격수로 투입됐지만, 이날은 기존의 ‘레프트 윙’으로 돌아왔다. 원톱 스트라이커 해리 케인의 왼쪽 햄스트링 부상 여파로 손흥민은 복귀 후 2경기를 토트넘의 혼란 속에서 임하고 있다.

케인을 잃은 토트넘 공격진은 리버풀의 ‘철벽 수비’를 뚫지 못하고 갈팡질팡했다. 센터백 버질 반 다이크를 중심으로 지금까지 14골만 빼앗겨 리그 20개 팀 중 최소로 실점한 리버풀 수비진은 웬만한 전술로 뚫을 수 없을 만큼 막강했다. 이런 리버풀도 경기 종반으로 갈수록 집중력을 잃어 토트넘에 공격 기회를 열어줬다.

토트넘 홋스퍼의 주제 무리뉴(왼쪽) 감독이 12일(한국시간) 영국 런던 토트넘 홋스퍼 스타디움에서 리버풀과 가진 2019-2020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 22라운드 홈경기에서 왼쪽 공격수 손흥민을 바라보며 작전을 지시하고 있다. AP뉴시스

그중 가장 결정적인 기회가 손흥민에게 찾아왔다. 0-1로 뒤처진 후반 29분 리버풀 페널티박스 안에서였다. 손흥민은 상대적으로 적은 견제를 받으며 오른발 슛을 때렸지만, 공은 크로스바 위로 벗어났다. 앞뒤에 리버풀 수비수 2명이 다가오고 있었지만 슛을 방해할 만큼 가깝지 않았다. 평소의 손흥민이면 득점이 가능했다. 허공으로 날아간 슛을 본 안방 관중은 일제히 탄성을 질렀다. 영국 언론은 이 순간을 토트넘에 마지막으로 찾아온 동점 기회로 봤다.

영국 공영방송 BBC는 온라인판에서 “토트넘이 갈수록 살아난 경기력을 골로 보상할 기회를 얻었지만 손흥민에 의해 무산됐다”고 평가했다. 영국 스포츠 통계사이트 후스코어드닷컴은 손흥민에게 토트넘 선발진 중 3번째로 낮은 6.4점의 평점을 부여했다. 지난해만 해도 7~8점대였던 손흥민의 평점은 올해 복귀하고 두 경기 연속으로 6점대에 머물러 있다. 엿새 전 FA컵 64강전에서 손흥민에 대한 후스코어드닷컴 평점은 6.9점이었다.

리버풀은 12연승을 질주하며 ‘1강’ 독주 체제를 이어갔다. 2위 레스터 시티(14승 3무 5패·승점 45)보다 1경기를 덜 치르고도 승점을 16점 차이로 벌렸다. 앞으로 5경기에서 리버풀의 연패, 레스터 시티의 연승으로도 순위를 뒤집을 수 없는 간격이다.

김철오 기자 kcopd@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