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주식을 대량 보유한 이건희 회장의 지분 가치가 지난해 12월 이후 한달여 사이에 2조원이나 뛰어올랐다. 최근 D램 현물 가격이 상승세로 돌아서는 등 반도체 경기가 회복될 것이라는 전망이 늘면서 삼성전자 주가가 사상 최고치를 연일 경신했기 때문이다.
12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이 보유한 삼성전자 지분(보통주 4.18%, 우선주 0.08%)의 가치는 지난 10일 종가 기준으로 14조8619억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지난해 11월 말(12조5638억원)과 비교하면 2조2981억원(18.29%)이 늘어난 것이다.
이 회장의 배우자인 홍라희 전 삼성미술관 리움 관장의 지분 가치도 4982억원(2조7239억원→3조2221억원) 증가했고 장남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의 지분 가치도 3866억원(2조1136억원→2조5002억원) 늘었다.
같은 기간 국민연금의 삼성전자 지분도 종전 32조470억원에서 38조4316억원으로 6조245억원(18.59%) 급증했다. 국민연금은 지난해 4분기에 삼성전자 지분율을 종전 9.14%에서 9.55%로 높여 삼성전자 주가 급등에 따른 혜택이 커졌다.
지난해 12월 이후 삼성전자 보통주 가격은 18.29%, 우선주는 18.85% 각각 뛰어올랐다. 그 결과 보통주와 우선주 모두 지난 9일과 10일 이틀 연속으로 종가 기준 역대 최고가 기록을 새로 썼다.
이날 블룸버그에 따르면 삼성전자의 글로벌 시가총액 순위 20위권 안으로 진입했다. 삼성전자는 지난 9일 종가 기준으로 글로벌 기업 시가총액 순위(상장지수펀드 제외) 18위로 올라섰다. 지난해 초 28위에서 10계단 수직 상승이다.
삼성전자의 시가총액은 지난해 1월 2일 2065억7000만달러(231조3291억원)에서 지난 9일 316억5000만달러(349조8293억원)로 950억8000만달러(118조5002억원) 늘었다. 이 기간 삼성전자 주가는 3만8천750원에서 5만8천600원으로 51%나 뛰어올랐다.
이로써 삼성전자는 지난 9일 수정주가 기준으로 지난 1975년 6월 11일 상장 이후 약 45년 만의 최고 주가를 기록했다. 이후 10일에는 전 거래일보다 1.54% 오른 5만9500원에 마감하며 사상 최고가를 단 하루 만에 경신했다. 삼성전자는 1년 새 미국 인텔(26위)을 비롯해 AT&T(22위), 버라이즌(27위) 등을 제치고 이들 업체보다 덩치가 커졌다.
글로벌 기업 시가총액 순위 1위는 작년 말 상장한 사우디아라비아 국영 석유기업 아람코였다. 아람코의 시가총액은 약 1조8200억달러(약 2113조 9300억원)에 달했다. 애플은 2위에 그쳤으나 시가총액은 지난해 초 7493억9000만달러(870조4165억원)에서 9일 기준 1조3300만달러(1161조5383억원)로 크게 늘었다.
그 뒤를 시가총액 1조2200억달러인 마이크로소프트가 이었고 그 외 구글의 모회사인 알파벳(9688억달러)과 아마존(9380억달러), 페이스북(6138억달러), 알리바바(5527억달러) 등 순이었다.
강주화 기자 rula@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