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철우·신영석 “후배에 부담 넘겨 미안…남배 도움 필요”

입력 2020-01-11 22:22
임도헌 감독과 주장 신영석이 11일 중국 장먼의 장먼 스포츠센터에서 이란전 경기가 끝난 뒤 공식 기자회견을 진행하고 있다. 장먼=이동환 기자

한국 남자배구 대표팀의 ‘큰 형’들이 사실상 마지막이 될 수도 있는 올림픽 무대 도전을 마무리한 뒤 소회를 밝혔다.

맏형 박철우(35·삼성화재)는 11일 중국 장먼의 장먼 스포츠센터에서 열린 이란과의 2020 도쿄올림픽 아시아대륙 예선 준결승전이 끝난 뒤 “팬들에게 죄송하다는 말 하고 싶다”고 말했다.

그는 이번 대회에서 라이트 공격수로서의 임무를 완수했다. 이날 준결승전에서도 서브 에이스 2개를 포함 22득점을 올려 대표팀 공격을 이끌었다. 마지막으로 올림픽 무대를 밟기 위해, 그는 필사적으로 점프했다.

한국 남자배구 대표팀 선수들이 11일 중국 장먼의 장먼 스포츠센터에서 열린 도쿄올림픽 아시아대륙 예선 준결승 이란전 경기 중 함께 기뻐하고 있다. 국제배구연맹(FIVB) 제공

박철우는 “올림픽을 못 나가는 것에 대한 부담을 후배들에게 넘겨준 것 같아서 너무 미안하게 생각한다”며 “그렇지만 배구는 계속 이어져야 하고 목표와 꿈이 있기 때문에 다음 세대 선수들이 꼭 한국 배구를 위해서 잘 해줬으면 좋겠다”고 밝혔다.

주장 신영석(34·현대캐피탈)은 이번 대회에서 선수들에 ‘할 수 있다’는 정신력을 심어줬다. 경기에선 솔선수범해 한 박자 빠른 속공으로 경기 분위기를 뒤바꿨다. 아쉬웠던 이란전 뒤에도 그는 남자배구의 미래를 걱정했다.

신영석(왼쪽 두 번째)이 11일 중국 장먼의 장먼 스포츠센터에서 열린 도쿄올림픽 아시아대륙 예선 준결승 경기에서 이란 공격을 블로킹하고 있다. 국제배구연맹(FIVB) 제공

신영석은 “결과는 믿고 싶지 않지만 최선을 다 했기에 후회는 없다. 앞으로의 대표팀이 중요할 것 같은데 좀 어렵더라도 많은 분들이 대표팀을 위해서 많이 도와주셨으면 좋겠다”고 밝혔다.

이어 “(다른 팀들은) 거의 다 세대 교체가 이뤄지고 있는데 저희 대표팀 선수들이 다 나이가 많다”며 “한국이 늦지 않았으면 좋겠고 유소년 육성에도 투자가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임도헌 감독은 “이란을 상대로 최선을 다 했다. 선수단에게 고맙고 최선을 다한 경기였다”고 짧게 소감을 전했다.

11일 중국 장먼의 장먼 스포츠센터에서 열린 이란과의 2020 도쿄올림픽 아시아대륙 예선 준결승전 직전 코트에 서 있는 한국 남자배구 대표팀 선수들. 장먼=이동환 기자

중국 장먼=이동환 기자 hua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