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남자배구 대표팀의 ‘큰 형’들이 사실상 마지막이 될 수도 있는 올림픽 무대 도전을 마무리한 뒤 소회를 밝혔다.
맏형 박철우(35·삼성화재)는 11일 중국 장먼의 장먼 스포츠센터에서 열린 이란과의 2020 도쿄올림픽 아시아대륙 예선 준결승전이 끝난 뒤 “팬들에게 죄송하다는 말 하고 싶다”고 말했다.
그는 이번 대회에서 라이트 공격수로서의 임무를 완수했다. 이날 준결승전에서도 서브 에이스 2개를 포함 22득점을 올려 대표팀 공격을 이끌었다. 마지막으로 올림픽 무대를 밟기 위해, 그는 필사적으로 점프했다.
박철우는 “올림픽을 못 나가는 것에 대한 부담을 후배들에게 넘겨준 것 같아서 너무 미안하게 생각한다”며 “그렇지만 배구는 계속 이어져야 하고 목표와 꿈이 있기 때문에 다음 세대 선수들이 꼭 한국 배구를 위해서 잘 해줬으면 좋겠다”고 밝혔다.
주장 신영석(34·현대캐피탈)은 이번 대회에서 선수들에 ‘할 수 있다’는 정신력을 심어줬다. 경기에선 솔선수범해 한 박자 빠른 속공으로 경기 분위기를 뒤바꿨다. 아쉬웠던 이란전 뒤에도 그는 남자배구의 미래를 걱정했다.
신영석은 “결과는 믿고 싶지 않지만 최선을 다 했기에 후회는 없다. 앞으로의 대표팀이 중요할 것 같은데 좀 어렵더라도 많은 분들이 대표팀을 위해서 많이 도와주셨으면 좋겠다”고 밝혔다.
이어 “(다른 팀들은) 거의 다 세대 교체가 이뤄지고 있는데 저희 대표팀 선수들이 다 나이가 많다”며 “한국이 늦지 않았으면 좋겠고 유소년 육성에도 투자가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임도헌 감독은 “이란을 상대로 최선을 다 했다. 선수단에게 고맙고 최선을 다한 경기였다”고 짧게 소감을 전했다.
중국 장먼=이동환 기자 hua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