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천대학교 길병원 응급실 간호사들의 탈의실이 지하주차장 내 엘리베이터 탑승 공간에 배치 돼 논란이 일고 있다.
전국보건의료노조 가천대길병원지부는 길병원 국민검진센터 건물 7층에 있던 응급실 간호사 탈의실이 지난 6일부터 암센터 건물 지하 3층 주차장 옆으로 옮겨졌다고 11일 밝혔다. 앞서 노조는 기존 탈의실의 안전과 사생활 문제를 보완해 달라고 요구했고 길병원은 이같이 조치했다.
노조는 “간호사 탈의실을 개선해 달라고 요구했더니 더 열악한 탈의실을 만들었다”고 주장했다. 새로 만든 탈의실은 과거 사용하던 엘리베이터 탑승 공간에 사물함을 좁은 간격으로 설치해 이용이 불편한 수준이다. 더욱이 3교대 근무를 하는 간호사들이 새벽 시간에 이곳에서 옷을 갈아입을 때 안전 문제가 발생할 우려도 있다.
응급실 소속 간호사들은 “늦은 시간에 지하주차장에 있는 탈의실을 가는 게 무섭다”며 “추운 탈의실에서 짐짝 취급을 받는 것 같다”고 토로했다.
이수진 가천대길병원노조 지부장은 “병원은 24시간 근무가 이뤄지는 곳”이라며 “야간 근무자가 밤늦게 탈의실을 이용하는 경우도 비일비재한데 결코 안전하지 않다”고 지적했다. 이어 “새 탈의실은 엘리베이터 4대가 양옆으로 설치된 공간으로 냉난방 시설뿐 아니라 비상구도 없다”며 “지하주차장 옆에 탈의실을 만든 것은 간호사들의 인권을 침해하는 행위”라고 강조했다.
길병원 측은 “지하주차장 옆 탈의실은 임시로 만든 것”이라며 “(비노조원인) 응급실 간호팀장이 시설팀에 공문을 보내 ‘부실해도 가까운 암센터 건물 지하에 탈의실을 만들어 달라’고 요구했다”고 설명했다. 내주 탈의실을 다른 곳으로 옮길 예정이다.
박민지 기자 pmj@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