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크라이나 대통령 “여객기 격추한 이란, 공식 사과하라”

입력 2020-01-11 17:18
연합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이 11일(현지시간) 이란에 철저한 조사와 공식 사과를 요구했다. 이란 당국은 앞서 우크라이나 여객기를 실수로 격추했다고 인정했다.

타스 통신에 따르면 젤렌스키 대통령은 이날 성명을 통해 “국제위원회의 작업이 끝나기 전에 이란이 우크라이나 여객기 격추에 대한 책임을 인정했다”며 “철저한 조사, 책임자 처벌, 희생자 시신 송환, 손해 배상금 지급, 공식 사과 등을 기대한다”고 말했다. 또 “향후 조사가 인위적 지연이나 방해 없이 이뤄지길 바란다”며 “우리 전문가 45명이 정의 규명을 위해 (사고 현장에) 전면적으로 접근하고 협력을 받을 수 있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앞서 이란 군합동참모본부는 성명을 내고 “사고기는 테헤란 외곽의 민감한 군사 지역 상공을 통과하고 있었다”며 “미국의 모험주의가 일으킨 위기 상황에서 적기로 오인한 사람이 의도치 않게 실수를 해 격추했다”고 밝혔다. 이란은 전날까지만 해도 이같은 의혹이 일자 음모론이라며 완강히 거부했었다.

하산 로하니 이란 대통령은 트위터에 “이란은 참혹한 실수에 깊은 유감을 표한다”며 “이번 사건은 용서할 수 없는 참극”이라고 썼다. 모하마드 자바드 자리프 이란 외무부 장관도 트위터에 “미국의 모험주의로 인한 위기가 고조된 상황에서 사람의 실수가 발생했다”며 “희생자 유족과 해당 국가에 깊은 조의를 전달한다”고 적었다.

이란 ISNA 통신에 따르면 추락 당시 테헤란발 키예프행 우크라이나 여객기는 이란혁명수비대(IRGC) 군사기지 인근 상공을 비행 중이었다. 8일 오전 6시12분경 테헤란 외곽 이맘호메이니 공항에서 이륙한 지 약 2분 만에 추락했다. 탑승자 176명 모두 사망했다.

박민지 기자 pmj@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