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레이시아, 20년 만 소아마비 확산에 비상… 파키스탄도 우려

입력 2020-01-11 16:58

보르네오섬 말레이시아령 사바주에서 소아마비(폴리오·polio) 확진 환자 2명이 추가로 발생했다. 지금까지 총 3명이 확진 판정을 받았다.

말레이시아 현지 매체 11일(현지시간) 보도에 따르면 보르네오섬 말레이시아령 사바주에 거주하는 11살, 8살 소년이 소아마비에 걸린 것을 보건 당국이 지난 9일 확인했다. 말레이시아 국적이 아닌 이들은 지금까지 예방접종을 한 차례도 받지 않았다. 보건 당국은 “현재 병원에서 치료받고 있다”며 “상태는 안정적”이라고 밝혔다.

말레이시아는 1992년 이후 소아마비 환자가 발생하지 않았다. 2000년 소아마비 종식을 선언했지만 지난달 8일 사바주에서 생후 3개월 된 아기가 소아마비 판정을 받아 비상이 걸렸다. 이후 2명이 확진 판정을 받았다. 소아마비는 전염성이 강한 바이러스성 질병이다. 백신으로 예방할 수 있으나 치료제는 없다. 보건 당국은 사바주에서 역학조사를 통해 소아마비 예방접종을 실시하고 있다. 코타키나발루 등 말레이시아를 여행하는 외국인에게 예방접종 후 방문할 것을 강력히 권고했다.

보건 당국은 “말레이시아 소아마비 환자 3명에게서 검출된 바이러스는 필리핀에서 발생한 소아마비 바이러스와 유전적 관련성이 있다”고 설명했다. 앞서 말레이시아에 인접한 필리핀에서 지난해 9월 소아마비 환자가 발생했다. 필리핀에서도 19년 만에 소아마비 확진 판정을 받은 환자가 나온 것이다.

파키스탄도 작년부터 소아마비가 확산되고 있다. 지난해 기준으로 확진 환자는 최소 134명이다. 2014년 306명 이후 5년 만에 최고치다. 유엔은 파키스탄의 5세 미만 어린이들은 소아마비 예방접종을 받아야한다고 권고하고 있다. 하지만 지역 이슬람 보수주의자들은 임신을 못할 수도 있다며 예방접종을 불신하고 있다. 세계보건기구는 “파키스탄 소아마비가 폭발적으로 확산하는 것을 막기 위한 전략이 시급히 필요하다”며 “정부는 국민건강 비상사태를 선포하고 모든 조치에 나서야 한다”고 당부했다.

박민지 기자 pmj@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