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의당 감사패 버렸다” 진중권이 탈당하며 윤소하에게 한 말

입력 2020-01-11 15:00

정의당이 진중권 전 동양대 교수가 낸 탈당계를 처리했다. 윤소하 정의당 의원이 “마음 추스르고 보다 진중하게 세상 살펴달라”고 작별인사를 건네자 진 전 교수는 “조용히 처리해 달라고 했더니 가는 마당에 꼭 한소리를 해야 했나”라며 날 선 반응을 보였다.

정의당은 심상정 대표의 지시로 10일 저녁 진 전 교수의 탈당 절차가 이뤄졌다고 11일 밝혔다. 지난해 9월 진 전 교수는 탈당계를 냈다가 의사를 번복했다. 하지만 지난 9일 “정의당 지도부는 조국 사태의 시작부터 끝까지 표면적인 어설픈 비판에 본질적인 책임은 외면하고 겉핥기식 태도를 보였다”며 탈당계 처리를 재차 요청했다.

윤 의원은 “원하는 탈당계는 잘 처리됐다”며 “그동안 고마웠다. 요즘 좌충우돌한 모습은 빼고”라고 썼다. 그러면서 “(탈당을 만류했던 것을) 너무 나무라지 말라”며 “진 당원에 대한 최소한의 예의였던 과정이라고 본다”고 전했다.

또 “세상사 많이 어렵고 헷갈리기도 하나 뚜벅뚜벅 보다 나은 세상을 가꿔가는 아름다고 수고로운 일을 하는 사람들이 많다”며 “그들이 우리 모두에게 위로이자 희망이다. 외람되지만 진 전 교수님께 마음 추스르고 보다 진중하게 세상 살펴달라는 말씀드린다”고 강조했다.

그러자 진 전 교수는 “조용히 처리해 달라고 했더니 가는 마당에 꼭 한소리를 해야 했나”라며 “당에서 받은 감사패를 최고의 명예로 알고 소중히 간직해왔는데 윤 의원 말씀을 듣고 쓰레기통에 버렸다”고 적었다.

그러면서 “당에 바쳤던 헌신이 고작 ‘계파 찬스’에 사용될 밥그릇 수나 늘려주는 활동에 불과했나 하는 자괴감이 든다”며 “세상사 많이 어렵고 헷갈리시죠? 그래서 원칙이라는 게 있다. 정의를 표방하는 정당이라면 잘난 부모덕에 부정입학한 학생이 아니라 열심히 공부하고도 기회를 빼앗긴 힘 없는 아이 편에 서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어 “나는 여전히 그 아이의 편에 서 있고 당신들이 의석수에 눈이 멀어 그 자리를 떠난 것”이라며 “작고하신 노회찬 의원이 살아 계셨다면 나와 함께 서 계실 거라 확신한다”고 설명했다.

박민지 기자 pmj@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