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회를 핍박하는 국가정책에 협조할 수 있는가? 복음만 강조하면서 회피만 하면 되는가?
교회의 정치참여가 어느 때보다 뜨거운 지금 칼빈주의 신학자이자 네덜란드 총리였던 아브라함 카이퍼(사진)의 신학을 조명하는 강좌가 열려 눈길을 끌고 있다.
칼빈주의 신학자 신원균 교수는 분당한마음개혁교회에서 ‘보수적 관점으로 카이퍼 읽기’ 특별강좌를 12일부터 내달 16일까지 개최한다.
아브라함 카이퍼는 1837년 목사의 아들로 태어나 라이덴 대학에서 문학과 신학을 공부했다. 네덜란드 암스테르담 자유대학교를 설립하였고 반혁명당(ARP:Anti-Revolutionary Party)총재가 되었으며, 네덜란드 정치에 깊이 관여하여 하원의원, 종신상원의원, 총리를 역임했다. 또 가장 영향력 있는 칼빈주의 신학자로서 헤르만 바빙크, 벤저민 워필드와 더불어 세계 3대 칼빈주의 신학자로 알려져 있다. 그가 주장한 일반은총과 하나님의 영역 주권사상은 개혁신학에 많은 영향을 주었다.
이번 강좌를 주최하는 신원균 교수는 “칼빈주의를 따르는 사람들 중에서 진보 좌편향적 세계관을 가지신 분들, 또는 중립적으로 복음만 강조하시는 분들은 내 생각이 중요한 것이 아니라 적어도 칼빈주의 역사 속에서 주류 칼빈주의 선조들이 국가관과 문화관에서 어떤 세계관을 지켜왔는지 살펴봐야 한다”고 주장했다.
또 “칼빈은 죽을 때까지 국가로부터 교회의 치리권 독립을 위해서 싸웠으며, 베자와 낙스는 국가의무력협박에 대해서 목숨을 건 저항을 외쳤고, 네덜란드도 국가적 저항에서 나온 것이 도르트 신조이다”며 “이들은 모두 한결같이 국가가 교회를 돕고 협력할 때는 위정자에 대한 존경과 순종을, 그러나 교회를 위협할 때는 목숨을 걸고 신앙의 자유를 지키기 위해서 저항을 했다”고 강조했다.
신 교수는 이 번 강좌를 통해 교회가 국가를 지배하는 국가주의, 복음만 강조하는 회피주의, 제도와 역할은 구별, 그러나 상호협조와 저항권을 인정하는 칼빈주의 두 왕국론을 강의할 계획이다.
신 교수는 “칼빈주의자들 중 많은 사람이 카이퍼의 문화관을 세속주의, 자유주의, 진보좌편향주의를 추구하는 것처럼 사용하는데 이 때문에 좌파 칼빈주의자들이 카이퍼를 가장 즐겨 사용한다. 그러나 다른 사람들은 반 드루넨처럼 카이퍼를 극단적으로 비판하면서 복음만 강조하는 문화회피주의를 선택하는데 이는 둘 다 카이퍼를 잘못 이해한 것이다.”라며 “카이퍼는 칼빈과 웨스트민스터 신조의 두 왕국론을 가장 잘 확립한 분이다. 그의 문화관은 일반은총과 십계명 안에서 보수적 문화관을 확립한 정통칼빈주의의 입장이다”라고 말했다.
이어 “보수적 관점으로 카이퍼의 문화관을 소개하는 이번 강좌를 꼭 들어보길 바란다”고 말했다.
신귀중 기자 kjshi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