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남자배구 대표팀과 올림픽 출전권을 두고 외나무다리 맞대결을 펼칠 이란이 준결승전을 앞두고 자신감을 드러냈다.
이란은 9일 중국 장먼의 장먼 스포츠센터에서 열린 2020 도쿄올림픽 아시아예선 A조 3차전 중국과의 경기에서 세트 스코어 3대 0(25-22 25-20 25-21) 완승을 거뒀다. 이로써 한국이 11일 오후 치를 준결승전의 상대는 이란으로 결정됐다.
이날 경기 후 기자회견에 참석한 이란 감독 이고르 콜라코비치(54)와 주장 사에드 마루프(34·중국 베이징 BAIC 모터)는 완승을 거둔 중국전 경기보단 한국과의 준결승전에 대해 코멘트하는 데 더 많은 시간을 썼다. 기자회견에 참석한 중국 남자배구 레전드 션푸린(65) 감독이 불편한 기색을 보일 정도였다.
콜라코비치 감독은 “준결승 진출을 확정한 두 팀 간의 경기였다. 2·3세트 초반을 제외하곤 연습같은 경기라 에너지를 많이 비축했다”고 짧게 중국전을 돌아봤다. 이어 “한국은 준결승에서 만날 매우 큰 상대이기에 이제는 한국에 대해 생각해야 할 때”라고 밝혔다.
한국은 지난해 9월 이란 테헤란에서 열린 아시아선수권대회 4강에서 1대 3으로 이란에 패했다. 비록 경기는 패했지만 매 세트 3점차 이내로 따라붙었을 정도로 경기 내용은 치열했다. 콜라코비치 감독은 이 점을 경계했다. 그는 “아시아선수권에서 한국과 힘든 경기를 했다. 이번 대회에서도 한국은 호주와 카타르를 맞아 굉장히 좋은 경기를 했다”며 “둘 중 하나만 결승에 가기 때문에 어려운 게임이 될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콜라코비치 감독은 한국의 전력에 대한 견해도 밝혔다. 그는 “한국은 매우 빠른 플레이를 하고 수비가 좋다. 에너지도 넘쳐 경기를 시작하면 상대하기 어렵다”면서도 “다른 팀들처럼 블로킹이 약점이다”고 밝혔다.
이어 “나는 한국을 굉장히 존중한다. 하지만 우린 준결승에 대한 대비가 됐다고 확신한다”고 덧붙였다.
이란의 세계적인 세터 사에드 마루프(34·중국 베이징 BAIC 모터)도 “우리는 한국과의 더 중요한 경기를 앞두고 있고, 앞으론 어떤 경기도 질 수 없다”며 “한국은 수비력이 강하다. 하루 동안 몸 상태와 정신력을 회복해 한국전을 준비하겠다”고 밝혔다.
한편 이날 기자회견에 동석한 션푸린 중국 감독은 결승에서 어떤 팀을 만나고 싶은지 묻자 “모든 게 가능하다. 사실 중국이 결승에 올라갈 수 있길 더 바란다. 하지만 스포츠 대회에선 이기는 팀이 더 강한 팀이다. 한 번 두 팀의 경기력이 어떨지 지켜보자”며 즉답을 피했다. 중국은 카타르와 준결승전을 치른다.
중국 장먼=글·사진 이동환 기자 hua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