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이노베이션이 1조원을 투자해 미국에 전기차 배터리 공장을 하나 더 늘리기로 했다. 현재 건설 중인 헝가리 2공장은 계획보다 넓히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전기차 배터리 수요를 선점하기 위한 방안으로 풀이된다.
10일 SK이노베이션에 따르면 김준 총괄사장, 지동섭 배터리부문 대표 등이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CES 2020’에 방문해 이 같은 계획을 밝혔다. 김 사장은 로이터 통신과의 인터뷰에서 “아시아 배터리 제조업체들이 관세 장벽을 피하고 현지 완성차 업체들의 수요를 충족시키기 위해 미국에서 배터리 생산을 늘릴 것”이라며 “미국과 헝가리에 전기차 배터리 생산공장을 확장하겠다”고 말했다. 최종 투자 규모는 상반기 안에 이사회를 통해 결정할 예정이다.
SK이노베이션은 미국 조지아주에 약 1조9000억원을 투자해 9.8GWh 규모의 배터리 공장을 건설 중이다. 미국에서 첫 배터리 공장을 착공한 지 10개월 정도 지난 시점에 다시 1조원을 추가 투자해 제2 공장 건설을 계획하겠다고 밝힌 셈이다. 미국 전기차 배터리 수요를 선점하겠다는 전략으로 풀이된다.
SK이노베이션은 유럽 시장 물량 공급을 늘리기 위해 현재 건설 중인 헝가리 제2공장의 생산 규모를 9GWh에서 16GWh로 확장하는 것도 고려하고 있다. 중국에서는 베이징자동차와 합작한 창저우 공장이 지난해 말 완공됐고, 지난해 9월 중국 EVE에너지와 합작법인을 설립해 20∼25GWh 규모로 짓기로 한 배터리 공장은 장쑤(江蘇)성 옌청(鹽城)에 들어설 예정이다.
문수정 기자 thursday@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