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교안 “뭉쳐서 문재인 정권 심판”…보수 통합 속도 붙나

입력 2020-01-10 14:06


자유한국당 황교안 대표가 보수 진영 통합을 재차 강조했다. 자유한국당과 새로운보수당은 ‘당대당’ 통합을 추진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황 대표는 10일 경남 창원에서 열린 경남도당 신년인사회 종료 후 기자들과 만나 “헌법가치를 함께하는 모든 정치 세력들과 뭉쳐 문재인 정권을 심판해야 한다는 것이 대의(大義)”라고 강조했다.

황 대표는 당 일각에서 통합 파트너인 새로운보수당 유승민 의원을 두고 ‘백의종군해야 하지 않느냐’는 의견이 제시되는 데 대해 “우리의 가치를 분명히 지키고 유지하는 측면에서 (유 의원과) 함께 해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홍준표 전 대표와 김태호 전 경남지사 등 대권 주자들이 영남권에서 출마하려 하는 데 대해서는 “당에 많은 기여를 하신 분들이 총선에서 전략적 요충지로 많이 진출해서 전체적으로 우리 당이 승리하는 데 이바지해주실 것을 당부한다”고 강조했다.

한편, 자유한국당과 새로운보수당은 당대당 통합을 위한 통합추진위원회(통추위) 구성을 추진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정치권에 따르면 한국당과 새보수당은 양당의 통합 논의를 위한 통추위 구성에 공감대를 이뤘다. 양측은 구체적인 참여 인사와 논의 주제 등을 놓고 물밑 접촉 중이다.

한국당 핵심 관계자는 이날 연합뉴스와의 통화에서 “제 보수진영이 참여하는 당 밖 혁통위는 그대로 굴러가되, 한국당과 새보수당이 당 대 당으로 논의해야 할 부분들은 통추위를 따로 구성해 진행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통합 밑그림이 그려지기까지 갈 길은 만만치 않다. 통합 주도권 다툼은 여전한 걸림돌이다.

자유한국당 김진태 의원은 이날 MBC 라디오에서 “통합해야 하니 ‘이것도 좋다’, ‘저것도 좋다’ 하다가는 나중에 안방 내주고 옷 다 벗기는 상황이 와도 못하겠다고 할 수 없게 된다”며 “3원칙을 들어주면 하고, 아니면 안 하겠다니 아이들도 아니고 그러면 안 된다. 통합은 조건 없이 해야 한다”고 밝혔다.

새보수당은 유승민 의원이 제시한 ▲탄핵의 강을 건너고 ▲개혁보수로 나아가고 ▲새 집을 짓자는 ‘보수재건 3원칙’을 수용하겠다는 명시적인 선언을 하라고 황 대표를 압박하고 있다.

새보수당 하태경 책임대표는 이날 기자들과 만나 "황 대표가 책임 있는 발언을 늦지 않게 해줬으면 한다"며 "지금 혁신적 통합에 반대하는 사람들은 국민과 싸우자는 사람들"이라고 강조했다.

새보수당 한 의원은 통화에서 "황 대표가 보수재건 3원칙을 수용했다는 약속을 공개적으로 언제 어떻게 했는지 반문하고 싶다"며 "정치인의 말은 명확한 선언이 아니고선 믿을 수 없으니 선언을 해달라는 것이고, 그게 통합의 출발점"이라고 말했다.

김준엽 기자 snoopy@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