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韓불매 직격” 유니클로, 연수익 전망 1061억 하향조정

입력 2020-01-10 11:20 수정 2020-01-10 11:31
한국의 일본제품 불매운동으로 고객이 대폭 줄어든 유니클로 매장. 사진=연합뉴스

한국의 일본 제품 불매운동의 영향으로 일본 유니클로 운영업체가 연수익 전망을 당초 예상보다 1000억원 이상 낮춰 잡았다. 한국의 불매운동에 따른 겨울 상품 판매부진에 따른 것이라는 분석이다.

일본 니혼게이자이신문(닛케이)는 10일 캐주얼 의류품점 ‘유니클로’를 운영하는 패스트리테일링이 전날 2020 회계연도(2019년 9월~2020년 8월)의 연결 재주제표 기준 순이익을 전년보다 1% 늘어난 1650억엔(약 1조 7513억원)으로 전망했다고 발표했다. 이는 이 업체가 당초 전망했던 1750억엔(약 1조 8574억원)보다 100억엔(약 1061억원) 하향조정한 수치다.

패스트리테일링은 이날 함께 발표한 지난해 9~11월 결산에서 순이익이 전년 동기 3% 줄어든 709억엔이었다고 밝혔다. 이 기간 유니클로의 해외사업 매출 수익은 4% 하락했고 영업이익은 28% 줄었다고 설명했다.

닛케이는 “(유니클로 매출의) 발목을 잡은 것은 한국 사업”이라며 “한국의 (유니클로) 점포수는 전체 해외 점포수의 1% 이상을 차지한다”고 설명했다. 일본 정부가 지난해 7월 한국에 대한 수출규제를 강행하면서 시작된 한국의 일본제품 불매운동으로 여름부터 방문자가 줄어 개점휴업 상태의 점포들이 눈에 띈다는 것이다.

오카자키 다케시 유니클로 최고재무책임자(CFO)는 전날 도쿄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한국 사업에 관해 “매우 어려운 상황이 계속되고 있다”며 “우리로서는 오직 진지하게 한국 시장을 마주 보고 고객을 마주 보며 갈 뿐”이라고 말했다. 오카자키 CFO는 지난해 7월 일본에서 열린 설명회에서 한국 내 불매 운동이 “오래가지 않을 것”이라고 말해 소비자의 반발이 이어지자 사과했다.

유니클로의 한국 점포 폐쇄나 인력 삭감 가능성도 언급됐다. 닛케이는 익명의 페스트리테일링 간부를 인용, “점포폐쇄나 인원삭감 예정은 없다”면서도 현 상황이 지속될 경우 근본적인 대책은 피할 수 없다고 내다봤다.

한편 한국의 불매운동 외에도 홍콩 시위, 겨울철의 높은 기온, 가격이 더 저렴한 경쟁업체 등이 패스트리테일링의 전망 악화에는 영향을 미쳤다.

권중혁 기자 gree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