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급해졌나? 반년 만에 액체 불화수소 수출 허가

입력 2020-01-10 09:57
문재인 대통령이 지난해 11월 22일 오전 천안 MEMC코리아 공장에서 불화수소 에칭 공정을 시찰하고 있다. 천안=청와대사진기자단

일본이 지난해 7월 소재 수출 규제를 한 이후 6개월 만에 액체 불화수소 수출을 허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일본의 예상과 달리 한국 기업들이 대체재 찾기에 나서면서 별다른 타격을 입지 않은 데다, 듀폰 같은 글로벌 기업이 한국에 소재 공장을 짓는 등 ‘탈 일본’ 움직임이 본격화하면서 조급해진 게 아니냐는 해석이 나온다.

일본 니혼게이자이신문은 모리타화학공업이 이달 8일 한국으로 수출할 고순도 액체 불화수소를 출하했다고 10일 보도했다.

모리타화학은 한국 불화수소 시장의 약 3분의 1을 점유하고 있으며 삼성전자, SK하이닉스 등 반도체 업체에 납품해왔다.

이 업체는 작년 12월 24일 일본 정부로부터 한국 수출 허가를 받았으며 이에 따라 작년 7월 이후 이어진 수출이 불가능한 상황이 해소되게 됐다고 닛케이는 전했다.

모리타화학 측 담당자는 이번 수출 허가와 관련해 “출하량이 이전 수준까지 회복할지는 전망할 수 없다”고 말했다.

앞서 일본업체인 스텔라케미화학이 작년 가을 일본 정부로부터 한국에 대한 액체 고순도 불화수소 수출 허가를 받은 것으로 알려졌으나 이 업체는 “수출 허가가 나왔는지 밝힐 수 없다”고 확인을 거부했다.

일본 정부가 한국에 대한 수출 규제를 강화한 이후 한국에서는 대체 공급원을 발굴하거나 주요 원료를 국산화하려는 시도가 이어졌으며 일본 산업계는 이에 따른 시장 잠식을 우려하고 있다.

닛케이는 한국에 포토레지스트 생산시설을 구축하기로 했다는 듀폰의 전날 발표를 보도하며 “듀폰과 같은 움직임이 늘어나면 일본 기업의 경쟁력에 영향을 줄 가능성도 있다”고 관측하기도 했다.

김준엽 기자 snoopy@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