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란의 우크라이나 여객기 격추설에 힘을 싣는 영상이 공개됐다.
미국 일간지 뉴욕타임스가 9일 공개한 19초가량의 영상에는 하늘 위로 조그마한 불빛으로 날아가는 무언가가 갑자기 큰 섬광을 내면서 폭발하는 장면이 담겼다. 작은 점은 수백 배로 커졌다가 금세 사그라들었다. 다시 작은 점으로 변한 물체는 수초 내 사라졌다.
뉴욕타임스는 “이라크의 수도 테헤란에서 이륙한 지 수분이 지난 뒤 우크라이나 여객기가 피격되는 장면을 입수했다”며 이는 이란의 미사일이 테헤란 국제 공항 인근의 파란드에서 여객기를 격추한 것을 증명한다고 했다. 섬광이 사라지고, 10여초 뒤 영상에 ‘펑’하는 폭발 소리가 담겼는데, 이는 촬영 지점이 2마일(3.2㎞)떨어진 것과도 일치한다고 뉴욕타임스는 전했다.
이어 “여객기가 피격으로 곧바로 폭발하지는 않았고, 공항 쪽으로 방향을 돌려 몇 분가량 더 비행하다 빠르게 추락했다”고 설명했다. 우크라이나 여객기는 이 지점에서 사고로 인해 통신이 두절됐다.
미국 당국은 우크라이나 여객기가 이란이 보유한 지대공 미사일에 우발적으로 피격된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고 보고 있다. 이란에 이어 희생자가 많은 캐나다도 이란 미사일 격추와 관련한 의혹을 강력하게 제기하고 있다.
그러나 이란은 탑승객 대부분이 이란인이라는 점을 강조하며 터무니없는 루머라고 일축했다. 기술적 결함이 원인이라는 것이다.
8일 오전 6시쯤 테헤란에서 출발해 우크라이나 키예프로 향하던 여객기는 이륙 3분 만에 추락해 탑승객 176명 전원이 사망했다. 우크라이나 정부는 이란 82명, 캐나다 63명, 우크라이나 11명, 스웨덴 10명, 아프가니스탄 4명, 영국·독일 각 3명이 목숨을 잃었다고 밝혔다.
신은정 기자 sej@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