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주 산불이 재앙 수준으로 번지고 있는 가운데 현재 호주 지역을 촬영한 것으로 오인되는 이미지가 유통되고 있다.
최근 BBC 방송 등은 가짜 사진으로 인해 호주 산불에 대한 잘못된 정보가 확산되고 있다고 보도했다.
특히 호주 브리즈번의 예술가 앤서니 허시가 제작한 3D 이미지가 문제가 됐다. 그는 사진을 통해 사회 문제를 지적하고 비판하는 아티스트다. 사회 문제를 초현실적인 창작물에 빗대는 식이다.
그는 최근 홈페이지에 ‘호주가 타고 있다’는 제목으로 이미지 한 장을 공개했다. 호주 전역이 붉은 화염으로 뒤엎혀 있고 주변은 암흑같다. 마치 지구 밖에서 호주를 찍은 위성사진처럼 보인다. 허시는 실사로 오해될 것을 대비해 하단에 “이 작품은 사진이 아니라 편집된 것”이라며 “호주 전 지역이 불타고 있다는 의미는 아니다”라고 적었다. 미 항공우주국(NASA) 홈페이지에 공개된 화재 정보를 모두 합쳐 하나의 이미지로 만들었다.
이 작품은 현재 호주의 상황인 것처럼 유포됐다. 미국 팝가수 리애나가 지난 7일 이 작품을 공유하고 “엄청난 파괴”라는 글을 적었다. 8만 여건 리트윗 되면서 파급력이 생겼다.
호주 정부가 운영하는 웹사이트 ‘마이파이어와치(MyFireWatch)’에 올라온 이미지도 오해의 소지가 있다. 육지가 모두 불꽃 아이콘이 둘러 싸여 있는데 마치 호주 전역이 화염에 휩싸인 듯 보인다. 이는 위성 데이터를 기반으로 한 열원(heat source)을 표기한 것이다. 주변보다 뜨거운 지역을 나타낸 것이다. 예를 들어 가스로 인한 열이나 반사성이 높은 대형 산단 지붕도 포함된다.
박민지 기자 pmj@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