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해찬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경력단절 여성이었던 홍정민(41) 로스토리 대표를 영입 인재 6호로 발표하면서 “우리 제 딸이 경력단절자인데 단절된 뒤에 열심히 뭘 안 한다”고 말해 여당 대표로서 부적절한 발언이었다는 지적이 일각에서 나오고 있다.
이 대표는 9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영입 인재 발표 기자회견에서 자신의 딸과 홍 대표를 비교하며 “제 딸과 나이가 같은데 생각의 차원이 다르다”며 이같이 말했다. 이어 이 대표는 “우리 홍 박사님은 아주 열심히 해서 여기까지 오셨다”며 홍 대표를 치켜세웠다.
홍 대표는 서울대 경제학부에서 학사와 석사를 취득한 뒤 삼성화재에 입사했다가 4년 뒤 출산과 육아를 위해 퇴사했다. 경력단절 뒤 취업에 어려움을 겪은 홍 대표는 사법시험을 준비해 2008년 합격했다. 2014년 사법연수원 수료 후 삼성경제연구소 수석연구원으로 일을 다시 시작했고, 2018년 법률서비스를 제공하는 스타트업 업체 ‘로스토리’를 설립했다.
이 대표는 홍 대표를 소개하면서 “참 열심히 살아온 분이라는 생각이 든다”며 “집안 사정이 어려워서 경제학자의 꿈을 포기하고 아이를 기르느라 원치 않는 경력단절도 있었다. 아이를 길러 놓고 변호사 시험도 도전하고 경제학자로서 지식을 나누는 삶을 살아오신 분”이라고 했다.
정의당은 논평을 내고 이 대표의 발언을 문제 삼았다. 강민진 정의당 대변인은 “경력단절 여성이 복직하지 못하는 이유는 노력하지 않았기 때문이라는 뜻으로 해석될 수 있다”고 비판했다.
강 대변인은 “출산과 육아가 여성에게만 경력단절의 사유가 되는 현실을 개선해야 한다”며 “경력이 단절된 여성들이 복직 의향이 있어도 기회가 주어지지 않거나, 이전에 비해 더 열악한 일자리로 내몰리게 되는 상황은 결코 여성 개인의 책임이 아니다”고 강조했다.
이어 “경력단절 여성의 삶에 대해 ‘노력하지 않는다’고 평가하는 행태는 설사 그 대상이 자신의 딸이라고 해도 여당 대표로 부적절한 발언이었다”며 민주당의 성찰을 촉구했다.
이가현 기자 hyu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