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이 예수, 대마 피는 마리아… 브라질, 넷플릭스 방영금지 명령

입력 2020-01-09 17:57
영화 ‘예수의 첫 번째 유혹’ 장면. 연합뉴스

예수를 동성애자로 설정하고 성모 마리아가 대마초를 피우는 장면이 나오는 넷플릭스 영화에 대해 브라질 법원이 방영 금지 명령을 내렸다.

8일 AP통신에 따르면 브라질 리우데자네이루 민사법원의 베네딕트 아비카이르 판사는 이날 현지 영화사 ‘포르타 두스 푼두스’가 제작한 영화 ‘예수의 첫 번째 유혹’을 넷플릭스에서 내릴 것을 주문했다. 넷플릭스는 이번 사태에 대해 아직까지 해명을 내놓지 않고 있다.

아비카이르 판사는 해당 영화의 폐지가 “국민 대부분이 기독교도인 브라질 전체에 이롭다”며 이같이 명령했다.

앞서 브리질의 한 가톨릭 단체는 이 영화를 상영하는 것에 대해 “수백만 가톨릭교도의 명예를 훼손한다”며 소송을 제기했다.

46분 분량의 영화 ‘예수의 첫 번째 유혹’은 예수가 30세 생일을 맞아 남자친구와 함께 집으로 돌아오는 내용을 담고 있다. 성모 마리아가 대마초를 피우는 장면도 담고 있다. 또 예수의 남자친구로 나오는 올랜도가 크리스마스 캐롤 ‘징글벨’을 예수에 대한 성적 은유가 담긴 가사로 불러 논란을 키웠다.

포르타 두스 푼두스는 지난달 3일 이 영화를 넷플릭스에서 상영하면서 복음주의 개신교 및 가톨릭 교도들로부터 거센 비난을 받았다. 브라질 국민 대다수는 가톨릭교도거나 개신교도다.

극우 성향인 보우소나루 대통령은 영화 개봉 후 트위터에 “우리는 표현의 자유를 믿지만, 국민 86%의 믿음을 공격할 가치가 있을까”라며 의문을 표했다.

세계적인 청원 사이트 체인지닷오알지에는 해당 영화가 악의적 신성모독에 대한 책임으로 상영을 내려야 한다는 청원이 이어져 현재까지 수백만 명이 서명한 상태다.

영화가 상영된 뒤 성탄 전야인 지난달 24일에는 해당 영화사 시설에 화염병 테러에 시달리기도 했다. 26일에는 한 극우 단체가 해당 영화에 출연한 배우들을 공격했다고 주장한 영상이 나돌아 현지 경찰이 수사에 착수하기도 했다.

사태가 거세지자 포르타 도스 푼도스는 성명을 통해 “우리는 사회의 다양한 문화적 주제를 풍자하며 예술의 자유와 유머에 가치를 두며, 표현의 자유가 민주주의 국가를 위한 필수 요소라고 믿는다”며 “브라질은 사랑으로 혐오의 고통에서 살아남을 것이며, 표현의 자유와 함께 승리할 것”이라고 입장을 밝혔다.

김영철 인턴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