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잠정 판정”…질본 “진단물질 받아 확인 예정”

입력 2020-01-09 16:21

중국이 후베이성 우한에서 집단 발생한 원인불명 폐렴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로 잠정 판정함에 따라 우리나라도 같은 병원체가 들어온 것인지 확인하는 절차를 밟을 것으로 보인다.

질병관리본부 관계자는 9일 “신종 바이러스가 나오게 되면 각 나라가 진단에 필요한 물질을 (발병국으로부터) 받아 자국에서 검사한다”며 “국내에서도 환자가 발생한 만큼 (중국으로부터) 해당 물질을 받아볼 예정”이라고 말했다.

현재 질본은 폐렴 또는 폐렴의심증상(발열을 동반한 호흡곤란 등)이 있으면서 증상이 나타나기 전 14일 안에 중국 후베이성 우한을 방문한 사람을 조사대상 유증상자로 분류하고 있다. 국내 발생 첫 환자인 중국인 여성 A씨도 우한을 방문한 지 14일 안에 폐렴으로 확진돼 유증상자로 분류됐지만 현재 같은 바이러스에 의한 것인지는 확인이 불가능하다.

이날 중국중앙방송(CCTV)은 폐렴 원인을 찾기 위해 전장 유전체 분석과 바이러스 분리 등을 실시한 결과 환자 15명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양성 결과가 나왔다고 보도했다. CCTV는 “이번에 확인한 바이러스는 사스(SARS·중증급성호흡기증후군)를 일으키는 코로나바이러스를 포함해 이미 발견된 것들과 다르다”며 추가 연구가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전날 세계보건기구(WHO)는 “새로운 바이러스가 이번 폐렴 발병의 원인일 것”으로 추정했다.

지금까지 확인된 코로나바이러스는 6종이다. 이 가운데 4종은 비교적 흔하고 보통 감기와 비슷한 가벼운 증상만 유발한다. 다른 두 종은 사스 바이러스와 메르스(MERS·중동호흡기증후군) 바이러스로 엄중한 호흡기 계통 질병을 일으킬 수 있다.

질본은 “현재 격리 치료 중인 A씨의 상태는 호전되고 안정적”이라며 “A씨와 접촉한 가족 및 동거인, 의료진 등 29명도 특이사항을 보이지 않고 있다”고 했다. 메르스, 인플루엔자 등 호흡기바이러스 9종 검사에서 모두 음성이 나온 A씨는 사스 검사에서도 음성 판정됐다. 질본은 폐렴구균을 비롯한 추가 검사를 진행 중이며 결과가 나오는 데 1주일 이상 소요될 것으로 전망했다.

김영선 기자 ys8584@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