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의선 수석부회장의 현대자동차그룹을 혁신하려는 의지가 신선하게 다가왔고, 조국에 기여하고 싶은 마음도 있었다.”
6일(현지시간) 미국 라스베이거스 만달레이 베이 호텔에서 만난 현대차 도심 항공 모빌리티(UAM) 사업부장 신재원 부사장이 힘주어 말했다. 미 항공우주국(NASA) 출신 신 부사장은 지금 현대차가 그리는 미래 모빌리티 비전의 중심에 있다.
도심의 교통 체증, 심각한 환경 문제에도 도심을 날아다니는 교통수단을 상상하기란 쉽지 않은 일이었다. 하지만 ‘CES 2020’에서 현대차는 UAM과 모빌리티 환승거점인 허브, 목적 기반 모빌리티(PBV)를 중심축으로 하는 미래 모빌리티 모습을 공개했다.
신 부사장은 오랜 기간 항공기를 연구해왔다. 1989년 나사에 연구원으로 입사했고, 20여년은 관리직으로도 일했다. 2004년부터는 미국 클리블랜드 소재 연구센터에서 항공 연구 총책임자를 지내다가 지난해 현대차그룹에 합류했다. 신 부사장은 “정 수석부회장이 올바른 비전을 갖고 있다고 생각했다”면서 “전세계에 있는 연구개발센터, 글로벌 항공기 업체들과 함께 일한 경험들을 바탕으로 현대차그룹의 UAM 사업에 미력이나마 보태고 싶었다”고 말했다.
항공기를 연구하던 신 부사장 입장에서도 UAM이 사업성이 있을까. 신 부사장은 “현대차그룹이 UAM 사업 분야에서 분명히 승산이 있다고 보는 데는 몇 가지 이유가 있다”면서 “UAM 비행체를 아무리 잘 설계하고 디자인을 잘해도 양산 체제가 안 되면 아무 소용이 없다”고 말했다. 이어 “항공기는 높은 기술력을 요구하지만 규모가 작은 시장이고, 자동차는 높은 기술력이 필요하면서도 규모가 큰 시장“이라면서 ”UAM은 양자의 중간 정도로 아주 높은 기술을 요구하면서 대규모 시장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현대차의 기술력과 양산능력이 여기에 작용할 거라는 의미다.
업종간 경계가 사라지고 있는 점이나 UAM이 전기 동력 기반이어야한다는 점도 자동차 회사가 이 분야에 뛰어들만한 이유라고 신 부사장은 봤다. 그는 UAM이 개인용 비행체(PAV) 기체만을 말하는 게 아니라 도심용 새로운 항법, 이착륙장 등 기반시설, 충전 기술 등을 모두 포괄하는 생태계를 뜻한다”고 설명했다.
신 부사장은 UAM을 ‘비행의 민주화’라고 표현했다. 신 부사장은 “누구나 원하는 시간과 장소에서 타고, 가고 싶은 목적지로 갈 수 있는 미래를 그렇게 표현한 것”이라며 “전용기가 있는 극소수가 아니더라도 우버나 택시를 원하는 때와 장소에서 부르듯이 하늘길 이동도 항공사 스케줄에 맞추지 않고 필요에 따라 하는 편리를 누릴 수 있게 된다는 의미”라고 말했다.
상용화 시점은 2035년 정도로 내다봤다. 신 부사장은 “자동화 기술과 배터리 기술이 많이 발전하면 2035년 정도가 급격하게 수요가 늘어날 수 있는 시점”이라고 예상했다.
임세정 기자 fish813@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