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에서 마을별 노인 인구의 비율이 크게 차이가 나는 양극화 현상이 빚어지고 있다.
여전히 일차 산업에 기반을 두면서도, 인구 증가와 택지개발로 도시화가 확산되면서 노인이 많은 마을과 적은 마을이 나누어지고 있다.
지난해 제주도가 공개한 ‘제주도 노인현황(외국인 제외, 2019년 6월말 기준)’에 따르면, 제주지역 고령인구는 총인구 66만9771명 중 9만8067명으로 14.64%에 달했다. 고령인구는 65세 이상을 말한다. 제주는 고령인구의 비율이 14%를 넘어 ‘고령사회’에 속한다. 제주가 고령사회로 진입한 것은 2017년이다.
제주지역 43개 읍면동 중 고령인구가 가장 많은 마을은 추자면으로 65세 이상 인구 비율이 33.5%에 달했다. 가장 적은 마을은 제주시 노형동으로 8.1%에 그쳤다. 섬 지역으로 주민 대부분이 어업에 종사하는 추자면은 인구 3명 중 1명이 노인이고, 택지개발로 신규 건물이 대거 들어선 노형동은 노인이 10명 중 1명도 되지 않는 셈이다. 두 마을 간 고령인구 비율 차는 4배를 넘어섰다.
고령인구는 읍면지역과 구도심에서 완연히 높았다. 도내 43개 읍면동 중 노인인구 비율이 초고령화 사회의 기준이 되는 20%를 넘어선 지역은 모두 16곳. 이 중 8곳은 읍면지역이고, 나머지 8곳은 구도심 지역이었다.
제주시의 경우, 다른 시도에서 인구 유입이 많은 애월읍(16.4%)과 조천읍(18.1%)을 제외한 나머지 읍면지역은 초고령화의 기준(20%)을 넉넉히 초과했다. 구도심인 일도1동은 24.2%로 제주시 동지역 중 유일하게 20%를 넘어섰다.
반면 제주시 노형동을 비롯해 아라동 오라동 외도동 연동 삼양동은 고령인구 비율이 한 자릿수를 기록했다. 모두 대규모 아파트와 빌라 등 공동주택이 대거 들어선 지역이다.
이 같은 현상은 서귀포지역에서도 여지없이 확인됐다. 서귀포시는 고령인구 비율이 18.1%로 제주시(14.6%)보다 평균적으로 높은 가운데, 17개 읍면동 중 10곳이 초고령화 기준을 넘어섰다. 10곳은 읍면지역 3곳, 구도심 7곳이었다.
이번 통계에서는 5년 전과 비교해 마을의 고령인구 증감 추세가 굳어지는 경향도 확인됐다.
제주지역에서 고령비율 상위 마을인 추자면은 2014년 26.9%에서 2019년 33.5%, 일도1동은 17.3%에서 24.2%로 크게 늘었다. 그러나 최근 인구 유입이 많았던 제주시 오라동(11.4%→8.7%), 아라동(9.9%→8.6%), 삼양동(10.2%→9.2%) 등은 노인인구 비율이 매해 낮아지는 것으로 분석됐다.
제주=문정임 기자 moon1125@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