약 두 달 간의 프로젝트를 통해 결성된 그룹 ‘엑스원’의 해체가 결정되기까지는 10분도 걸리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멤버들은 활동을 원했지만 일부 기획사에서 반대했다고 한다.
연예 매체 디스패치는 엑스원의 존속 여부가 결정됐던 지난 6일 CJ ENM 센터 상황을 9일 전했다. 당시 각 멤버의 소속사 대표 9명은 CJ ENM 센터에 모여 무기명 투표를 진행했다. 엑스원이 활동을 계속할지, 말지를 결정하기 위해서였다. 엑스원의 매니지먼트인 조유명 스윙 엔터테인먼트 대표도 회의에 참석했다. 다만 투표는 하지 않았다.
CJ ENM 관계자는 소속사 대표단에 “죄송하다”고 사과한 뒤 “기획사 대표님들의 결정에 따르겠다. 그런데 아이들이 지속되면 좋겠다”는 뜻을 밝혔다. 이후 이 관계자는 회의실을 나갔고, 무기명 투표가 시작됐다. 대표단은 ‘반대가 1표라도 나올 경우 해체’로 의견을 모았다.
투표 결과는 찬성 4표, 반대 4표였다. 나머지 1표는 제대로 표기되지 않아 무효표 처리됐다. 엑스원의 해체가 약 10분 만에 결정된 셈이다.
각 소속사 대표단은 투표에 앞서 1시간 동안 각자의 입장을 표명했다. 해체에 왜 찬성, 또는 반대하는지 의견을 나눴다. 일부는 “‘조작 멤버’와 활동을 시킬 수 없다”며 해체에 찬성했고, 일부는 “멤버들이 활동을 원한다”며 반대했다.
결국 해체가 결정됐고, CJ ENM 측이 보도자료 준비에 돌입했다. 논의부터 보도자료가 나오기까지 2시간도 걸리지 않았다고 한다.
조유명 대표가 ‘지금이라도 회의에 멤버들을 부르자’ ‘겨울에 녹음한 곡을 팬들을 위한 마지막 선물로 공개하자’고 제안했으나, 일부 기획사 측이 ‘회사가 결정할 부분인데 아이들을 왜 부르냐’ 등의 이유로 거절했다. 한 기획사 대표가 ‘작별인사 영상이라도 찍자’고 말해봤지만, 다른 기획사 대표가 ‘구질구질해 보인다’고 거부했다.
해체가 결정된 이후 멤버들은 차례대로 숙소를 떠나고 있다. 아직 숙소에 머무는 멤버도 있다.
한 기획사 측은 “멤버들이 대표단 회의에 참석하고 싶어했다. 다 함께 활동하고 싶다고 말하려 했다”면서 “그런데 몇몇 기획사에서 참석을 반대했다. 끝내 아이들의 의사는 존중받지 못했다”고 말했다.
박은주 기자 wn1247@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