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이 총선을 앞두고 영입한 여섯 번째 인재는 변호사 자격증과 경제학 박사학위를 갖고 있으면서 인공지능(AI) 기반 스타트업을 경영하는 40대 여성이었다.
민주당은 9일 국회에서 인재 영입 기자회견을 열고 법률서비스 스타트업 ‘로스토리’ 대표 홍정민(42)씨를 소개했다.
1978년생인 홍씨는 2001년 서울대 경제학부를 차석으로 졸업한 뒤 삼성화재에서 4년간 근무하다가 출산 후 육아를 위해 퇴사했다. 독학으로 2008년 사법시험에 합격했다. 서울대에서 응용계량경제학 및 금융경제학을 전공해 박사학위를 취득했다.
홍씨는 삼성경제연구소에 입사해 기업자문과 규제연구에 집중하다가 퇴사 뒤 로스토리를 창업했다. AI기반 기술을 접목해 시중 수임료의 3분의 1 가격으로 법률서비스를 개발해 주목을 받았다. 경력단절 경험이 있고 일하면서 두 아이를 키우는 ‘워킹맘’이다.
홍씨는 서울시 마을변호사 등 무료 법률상담과 경기도 안양시 인사위원회 위원, 학교폭력위원회 자치위원 활동을 하고 있다. 민주당은 “끊임없는 도전으로 새로운 영역을 개척해 계속해서 성취를 이룬 인물로 경력단절 여성의 롤모델이 될 만한 삶을 걸어왔다”고 말했다.
홍씨는 기자회견에서 “돈과 명예를 포기하고 대기업을 떠나 스타트업을 선택한 것은 사회에 의미 있는 일을 하고 싶어서였다”며 “스타트업을 했던 경험과 데이터, 핀테크 관련 전문지식을 바탕으로 4차 산업혁명 시대 금융제도를 서민이나 어려운 수요자 중심으로 개혁하는 데 앞장서겠다”고 밝혔다.
그는 또 “제 이력이나 타이틀이 꽤 많지만, 두 아이 엄마 노릇이 가장 힘든 워킹맘”이라며 “경력단절로 고통받는 수많은 여성의 현실을 잘 알고 있다. 그분들이 다시 용기를 갖고 일어설 수 있는 희망의 작은 근거라도 만들기를 원한다”고 말했다.
[학력 및 이력]
❍ 1978년 경기도 안양 출생
❍ 2001년 서울대학교 경제학 학사 졸업
❍ 2006년 서울대학교 경제학 석사 졸업
❍ 2008년 제50회 사법시험 합격
❍ 2011년 서울대학교 경제학 박사 졸업
❍ 현) 로스토리 주식회사 대표이사
현) 로스토리 법률사무소 대표변호사
[홍정민씨 기자회견문 전문]
안녕하십니까? 78년생 마흔한 살, 홍정민입니다.
저는 변호사이면서 경제학 박사로서 대기업 경제연구소에서 수석연구원으로 일한 경제연구자, 그리고 융복합 금융전문가입니다. 그리고 지금은 IT 스타트업 AI 법률서비스회사를 경영하고 있는 CEO 입니다.
저는 정치가 명예와 권력의 자리가 아니라 봉사와 헌신의 자리여야 한다는 믿음을 갖고 있습니다. 또 용기와 희생이라고 생각합니다. 제가 국민을 위해 뭘 갖고 헌신하고 봉사하고 희생할 수 있을까, 정치 제안을 받고 많이 고민했습니다.
2년 전, 다니던 연구소에 사표를 냈습니다. 여유 있고 안정적인 직장이었지만 제가 살아가는 이유를 명확하게 알 수 없었기 때문입니다. 이룬 것은 많았지만 저만 좋고 우리 아이들만 편하고 내 가정의 행복에만 안주하고 싶지 않았습니다. 저나 제 아이, 우리 가정만 행복해서는 결코 모두가 행복한 세상을 만들 수 없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다 함께 잘 살아야 한다는 그때 생각. 지금도 같습니다. 그것이 첫 번째 정치입문 이유입니다.
저는 한국경제를 심층적으로 분석하는 연구를 주로 해온 사람입니다. 한국경제가 성장하기 위해 기업이 어떤 역할을 하고 어떤 분야에 투자하며 경영개선이 필요한 시점과 분야는 무엇인지 연구해왔습니다. 적지 않은 연구성과를 내기도 했습니다. 그러나 늘 막히는 벽이 있었습니다. 기업이 성장하는 과정에 그 혜택을 입어야 하는 국민이 빠져 있다는 괴리감입니다. 그 뼈아픈 자성. 지금도 같습니다. 그것이 저를 정치로 이끈 두 번째 이유입니다.
연구소 있을 때 주로 혁신분야를 연구했습니다. 4차산업 혁명을 강조하지만 우리 실생활에는 여전히 3차산업에 못 미치는 분야가 많습니다. 법률시장이 대표적인 IT산업 불모지입니다. 많은 법률회사들이 있지만 과다한 비용과 높은 문턱으로 법을 모르는 취약계층은 양질의 법률서비스를 받기 어렵습니다.
저는 이 두 가지를 접목해 AI를 기반으로 저렴하고 신속한 법률서비스를 제공하는 스타트업을 설립했습니다. 하지만 한국에서 스타트업을 경영하는 것은 파이널다운을 예상해야 합니다. 아직까지 우리에게 4차 산업혁명은 거대담론일 뿐입니다. 국민 실생활까지의 4차 산업혁명 디자인이 마련돼 있지 않습니다. 저는 지금부터 정부가 나서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실생활 4차 산업혁명 시대를 국회에서부터 세세한 법과 제도로 뒷받침해야 합니다. 이것이 저의 세 번째 정치입문 이유입니다.
제 이력이나 타이틀이 꽤 많지만 사실 저는 두 아이 엄마 노릇이 가장 힘든 워킹맘입니다. 저에게도 아이를 낳은 뒤 경력단절 기간이 있었습니다. 매우 절망스럽고 꿈을 잃었다는 상실감으로 좌절했던 시기가 있었습니다. 다른 여성들의 고통에 비하면 제가 힘들었던 것은 비교가 안 된다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경력단절로 고통받는 우리 사회 수많은 여성들의 현실을 잘 알고 있습니다. 저는 그 분들이 다시 용기를 갖고 일어설 수 있는 희망의 작은 근거라도 만들기를 원합니다. 저의 정치 결심 네 번째 이유입니다.
국민을 바탕에 두고, 공익적 경제 가치를 우선으로 하는 실생활 4차 산업혁명의 법률적 준비, 이 목표를 이루기 위해 더불어민주당에 입당합니다.
부끄럽지만 지금까지 최선을 다해 열심히 살아왔다고 자부합니다. 더 열심히 하겠다는 말씀보다는 아직 엄마가 그리운 두 아이와 나를 믿어주는 남편 그리고 언제나 제 편이 되어주시는 부모님이 자랑스러워하는 정치인이 되겠습니다. 감사합니다.
권기석 기자 keys@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