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T·삼성전자·카카오 AI 손잡고 구글에 맞선다

입력 2020-01-09 09:43

SK텔레콤, 삼성전자, 카카오 등 국내 주요 IT 기업들이 인공지능(AI) 분야에서 협력에 나선다.

구글, 아마존, 페이스북 등 글로벌 AI 강자와 경쟁에서 살아남으려면 힘을 합칠 수밖에 없다는 절박함 때문이다.

박정호 SK텔레콤 사장은 8일(현지시간)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한국 기자들과 만나 “AI에서 삼성전자, 카카오 그리고 한국에 있는 다른 회사들과 AI 초협력을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박 사장은 CES 현장에서 삼성전자 IM사업부문장 고동진 사장과 만나 AI 협력에 관해 이야기를 나눴다. 박 사장은 “구글, 아마존, 페이스북, 애플 등은 뒤에서 공동 협력을 많이 하고 있다. 강자들도 그렇게 하는데 우리는 한국에서 따로 해선 도저히 게임이 안 될 것이란 생각을 했다”면서 “고 사장도 상당히 동의했다”고 말했다. 그는 “카카오와 협력을 얘기할 때도 AI에 대한 부분이 있었다”고 덧붙였다.

박 사장은 “국내에서 잘하는 업체끼리 능력을 합치지 않으면 글로벌 기업에 다 내주고 우리는 플레이어가 아닌 유저로 남게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협력 방식은 각자의 브랜드와 서비스는 그대로 유지하되 핵심 역량을 공유하는 방식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박 사장은 “삼성 갤럭시에 갑자기 누구를 넣어야 한다고 생각하지 않는다”면서 “뒷단에 돌아가는 건 같은 걸 넣어야 한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국내 업체가 AI 공동전선을 구축해야 하는 이유로 인터넷 스트리밍 서비스(OTT) ‘웨이브’의 사례를 들었다. 다른 업체 간 협력으로 공동 전선을 구축해 시장을 지키는 ‘방패’ 역할을 할 수 있었다는 것이다.

박 사장은 “부산에서 넷플릭스 CEO 리드 헤이스팅스를 만났는데, 웨이브를 가지고 있으니 태도가 다르더라”면서 “초협력을 통해 웨이브라고 하는 방패가 생긴 것”이라고 말했다.

SK텔레콤 사명 변경과 관련해서는 ‘ICT 복합기업’의 정체성에 맞는 명칭을 고민 중이다. 박 사장은 “SK텔레콤과 자회사 등을 아우르고 회사의 변화를 통합하는 브랜드를 찾고 있다”고 말했다.

김준엽 기자 snoopy@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