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고싶었다”던 총상 귀순 북한군 오청성씨 음주운전

입력 2020-01-09 09:43


‘2017년 판문점 조선인민군 병사 귀순 총격 사건’으로 떠들썩했던 북한군 오청성(26)씨가 최근 음주운전에 적발된 것으로 알려졌다. 그가 북한에서도 음주운전을 했던 것으로 알려지면서 비판 여론이 이어지고 있다.

9일 동아일보 보도를 종합해보면, 오씨는 지난해 12월 15일 서울 금천구 시흥대로에서 경찰의 음주운전 단속에 걸렸다. 당시 오 씨의 혈중알코올농도가 정확하게 알려지지 않았지만, 면허 취소 수준이었던 것으로 전해진다. 오씨는 귀순한 뒤 한국에서 운전면허를 땄다. 동아일보는 “평소에는 고급 외제차를 몰고 다니는 것으로 알려졌다”고 보도했다. 2018년 1월 국회 정보위에서 오씨가 귀순 당시 군 동료와 술을 마시고 운전하다 사고를 낸 뒤 처벌이 두려워 우발적으로 귀순한 사실이 알려져 논란이 되기도 했다.

오씨는 지난해 탈북민이 주제로 한 방송 TV조선 ‘모란봉클럽’에 출연해 귀순 당시 상황을 자세하게 공개했다. “패딩 안으로 따뜻한 피가 흐르는 느낌이 들었다” “철판 위에 손을 올려두고 해머로 내리치는 듯한 충격을 받았다”고 했다. 이어 “총을 맞았으니 죽겠구나 생각이 들었지만 살고 싶었다”고 말해 안타까움을 자아냈다.

판문점공동경비구역(JSA)을 통해 귀순한 북한 병사 오청성씨의 당시 총격 상황을 담은 CCTV. 뉴시스


오씨는 2017년 11월 13일 판문점 공동경비구역 북측 초소에서 맨몸으로 군사분계선을 넘어 남측으로 귀순을 시도했다. 뒤따라오던 다른 북한군이 총을 쐈고, 오씨는 대여섯 군데 총상을 입었다. 이후 의식 불명 상태로 아주대병원으로 긴급 후송됐고, 이국종 외상외과 교수의 수술을 받고 건강을 회복했다. 당시 오씨의 복부에서는 터진 장을 뚫고 옥수수 등 음식물 분변과 함께 기생충 수십 마리가 나온 사실이 알려지기도 했다.

오씨는 방송에서 이를 두고 “북한에서는 비료로 인분을 사용해 아마 주민 대부분이 기생충을 가지고 있을 것이다. 기생충은 영양실조라며 자라지 않는다. 내가 영양 불량이었던 것이 아니라 오히려 영양이 좋기 때문에 나온 것”이라고 설명하기도 했다.

신은정 기자 sej@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