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맞은 동생 죽어가는데 때린 이들은 아이스크림 사 먹었다더라”

입력 2020-01-09 14:16



이른바 ‘태권도 유망주 폭행 사망 사건’과 관련한 가해자 3명이 상해 치사 혐의로 검찰 송치된 가운데, 사망한 20대 청년의 사촌 누나가 사건에 대한 관심을 촉구하는 글을 올렸다. 사촌 누나는 집단 폭행 후 아이스크림을 먹는 등 반성없는 태도를 보인 가해자들이 사망 소식 이후 검찰 출신 변호사를 선임했다는 이야기를 전해 들은 사실에 분통을 터트리며 “동생 사건에 관심 가져달라”고 부탁했다.

피해자의 사촌 누나는 8일 자동차 커뮤니티 보배드림에 “23년 7일을 살고 며칠 전, 1일에 세상을 떠난 제 사촌 동생 이야기”라면서 1일 광진구 클럽 집단 폭행 사건과 관련한 청원을 공유했다. 그는 “그날 새벽 광진구 소재의 한 클럽에서 가해자 3명은 동생 여자친구의 팔을 잡아끄는 등 위협적인 행동을 하며 성추행을 시도하였고, 동생은 이들로부터 여자친구를 보호하고 지키려다가 결국 집단 폭행으로 사망했다”며 “더 원통한 건 3명의 가해자는 쓰러진 제 사촌 동생을 버려둔 채 도주 후 편의점에서 태연히 아이스크림을 사 먹었다는 점”이라고 분통을 터트렸다. 이어 “가해자 3명이 벌써 검사 출신 변호사를 선임하여 방어하고 있다는 소식이 들려왔다”며 “뻔뻔스럽게도 ‘때렸지만 죽을 줄은 몰랐다’고 말했다” 등의 말도 전했다.



사촌 누나는 세 명의 가해자가 전문적으로 체육을 전공한 태권도 유단자였다면서 “심지어 한 명은 국가대표 선발전 예선전에서 1위를 한 경력도 있다고 하더라. 일반 성인도 아닌 운동선수 출신의 단련자들 3명이 제 사촌 동생 단 한 명을 둘러싸고 잔악한 폭력을 행사했다”고 말했다.

이어 “그날 (사촌 동생이) 좋아하는 육전을 나중에 부모님께도 사드리겠다는 말을 남기고 나갔었는데, 가족들과 함께 먹고 싶어 했던 그 육전은 대신 지난 삼우제 제사상에 올리게 됐다”며 “다정한 성격이라, 여행이라도 한 번 다녀오면 사촌 누나인 제 기념품까지 챙기며 온 가족의 선물을 사 오던 아이였다. ‘누나 선물은 제일 예쁜 걸로 골랐다’면서 동그랗게 웃으며 선물을 쥐여 주던 사랑스러운 제 사촌 동생은 왜 사진 속에만 있는 거냐”며 분노했다.



청와대 국민 청원 게시판에 처벌과 재발 방지를 촉구하는 청원을 올려준 시민에게 감사 인사를 남기면서 “제 사촌 동생에게 일어난 비극이 묻히지 않도록, 부디 많은 분께서 읽어 보시고 청원에 참여해 주시길 부탁드린다”고 했다. 6일 올라온 이 청원에는 9일 오후 현재 2만 8000명이 동의 서명을 남겼다.

서울 광진경찰서는 9일 상해치사 혐의로 지난 3일 구속된 가해자 3명을 기소 의견으로 검찰에 송치했다고 밝혔다. 20대인 가해자들은 지난 1일 오전 3시쯤 서울 광진구 유흥가에 있는 한 클럽에서 피해자와 시비를 벌이다 밖으로 끌고 나와 폭행해 숨지게 한 혐의를 받는다.

신은정 기자 sej@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