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 대통령, “기생충은 한국영화의 쾌거” “전세계가 우리 문화 찬탄”

입력 2020-01-08 20:47


문재인 대통령이 8일 문화 예술인들과의 신년인사회에서 “봉준호 감독의 영화 ‘기생충’이 한국 영화사상 최초로 골든 글로브 최우수 외국어 영화상을 받았다. 칸 영화제 황금종려상 수상에 이어서 한국영화 100년의 저력을 보여주는 쾌거”라고 평가했다. 문 대통령은 방탄소년단(BTS)과 한국 드라마 등을 구체적으로 열거하면서 “우리 문화예술은 전 세계가 찬탄할 정도로 아주 높은 수준을 보여주고 있다”고 했다.

문 대통령은 이날 서울 예술의전당에서 열린 인사회에서 영화, K팝 등 한국 문화의 강점을 역설하면서 문화·예술인들을 격려했다. 문 대통령은 “아세안 정상들을 만나면 가장 주된 환담 소재가 우리 드라마”라며 “태국 총리는 하루 업무를 마치고 관저로 퇴근하면 한국 드라마를 보는 것이 취미라고 한다. 베트남 총리는 베트남 국민들이 한국 드라마를 너무 좋아해서 재방, 3방 그렇게 하고 있는데, 아주 붐비던 거리가 갑자기 한산해지면 그때가 바로 한국 드라마를 방영하는 그런 시간이라고 한다”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또 방탄소년단(BTS)을 거론하면서 “제가 첫해인가 아랍에미리트를 갔는데 정상회담 바로 전날에 한국문화의 밤을 열었다”며 “우리 K-팝 그룹들이 공연했는데 히잡을 쓴 아랍에미리트의 여성들과 청년들이 우리 K-팝 그룹들이 부르는 노래를 우리말로 함께 떼창 이렇게 하는 걸 보면서 정말 아주 감격스러웠다”고 했다. 그러면서 “사우디아라비아 왕세자는 제가 사우디를 방문할 때 꼭 방탄소년단을 데리고 와달라고 신신당부를 했었는데, 제가 방문이 늦어지니까 작년에 그냥 방탄소년단을 따로 불러서 단독 공연을 하게 했다”고도 했다.

문 대통령은 특히 “(박근혜 정부 당시) 문체부의 블랙리스트 사태 때문에 우리의 문화예술의 자유에 대해서 고통을 준 점에 대해 정말 죄송스러울 뿐만 아니라 그 일 때문에 문체부 내부도 굉장히 많이 침체가 됐는데, 지금 이제 많이 벗어났다고 한다”며 “다시는 그런 일이 없을 뿐만 아니라 문화예술의 자유를 최대한 보장하고 또 우리 문화예술인들의 생활 안정 그리고 또 창작을 지원하고, 복지 수준도 최대한 보장하겠다”고 약속했다.

문 대통령에 이어 소설 ‘태백산맥’의 조정래 작가가 건배 제의를 했다. 조 작가는 “튼튼한 민주주의 토대 위에서 우리는 마침내 공수처법(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 설치법)을 갖게 됐다”며 “국민들은 70% 넘는 환영을 표하면서 그 법의 탄생을 축하하고 있다. 왜냐하면, 지난 70년 세월 동안에 뿌리가 깊게 박힌 수많은 적폐들을 그 법이 신속하게 청산하리라는 기대를 갖고 있기 때문”이라고 했다. 이어 GDP 성장, 복지 확대 등을 거론하면서 “이러한 모든 성과들이 이뤄지게 된 것은 겸양과 품격이 조화된 부드러운 카리스마로 국정을 이끌어온 대통령 노고가 뒷받침됐다는 걸 우리는 의심하지 않는다”고 덧붙였다. 조 작가는 문 대통령의 지지율을 언급하면서 “50%가 넘는 이 수치는 임기를 반 이상 넘긴 역대 대통령 그 누구도 확보하지 못한 것이다. 그 높은 지지율을 확보한 대통령에게 축하의 박수를 드린다”고 했다.

이어 인사에 나선 손숙 예술의 전당 이사장은 “몸이 아프면 병원에 가고, 마음이 아플 땐 극장을 찾아라. 이런 얘기를 들은 적 있다”며 “대통령께서 늘 24시간 스트레스 속에 사시는 것 같은데 너무 힘들 땐 극장이 한번 오시면 어떨까? 한번 오시면 스트레스가 확실히 풀릴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마지막으로 쓴소리를 한 말씀 드리는데 K팝, 드라마도 이야기하셨는데 정말 대단하다”면서도 “기초 예술은 힘든 곳이 굉장히 많다. 그늘도 많다. 대통령님께서 그런 쪽으로 좀 더 관심과 지원을 아끼지 않았으면 하는 그런 바람을 가져 본다”고 했다.

이날 인사회에는 문 대통령과 김정숙 여사를 포함해 무형문화재 예능보유자 안숙선, 피아니스트 선우예권, 설치 미술가 이주요, 도예가 김시영, 건축가 한양규, 만화가 이수인, 발레리나 고아라, 국악인 송소희, 배우 유동근, 정보석, 손현주, 문소리, 예능인 엄용수, 송은이, 가수 양희은, 김종진, 황치열, 디자이너 이상봉 등 한국 문화예술계를 빛낸 문화예술인 등 총 80여 명이 참석했다.

임성수 기자 joylss@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