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과 이란 사이에 전운이 고조되면서 중동 지역에 배치된 유럽 국가들의 부대 재배치 및 철수 조짐이 나타나고 있다.
미국 폭스뉴스는 독일을 포함한 유럽 국가들이 자국의 부대를 이라크 바그다드에서 철수하기 시작했다고 7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이라크 의회가 지난 5일 미군 철수 결의안을 의결한 것도 철수 움직임에 영향을 준 것으로 분석된다.
보도에 따르면, 독일 정부는 이라크군 및 쿠르드 민병대 훈련을 위해 이라크에 배치된 독일군 120명 가운데 30명을 요르단과 쿠웨이트로 전환 배치하기로 했다. 전환 배치되는 30명은 바그다드와 인근 지역에 주둔해온 병력이며, 나머지 90명은 이라크 북부의 쿠르드 자치지역에 배치돼 있다.
독일 당국은 이라크에서의 일부 병력 철수는 일시적인 것이라며 이라크군을 상대로 훈련을 재개할 수 있다면 다시 돌아갈 것이라고 설명했다. 애초 독일군은 이슬람국가(IS) 격퇴 작전의 일환으로 이라크에 투입됐다.
영국 역시 이라크에 주둔 중인 영국군 철수를 시사했다. 벤 월리스 영국 국방장관은 7일 하원에서 중동 지역 정세를 설명하면서 “영국군이 계속 주둔하는 게 이라크의 최선의 이익이라는 점을 강조하고 있다. 그러나 우리는 이라크의 주권을 존중한다. 그들이 우리가 떠나기를 원한다면 이는 그들의 권리이며 우리는 이를 존중할 것”이라고 밝혔다.
크로아티아와 루마니아도 병력을 일부 또는 전부 철수했다. 크로아티아 국방부는 14명의 병사를 쿠웨이트로 재배치했고, 7명을 본국으로 복귀시켰다고 밝혔다. 루마니아도 14명을 다른 지역으로 이동시켰다고 밝혔다.
캐나다도 이라크 주둔 병력을 일부 재배치한다고 CTV 뉴스는 전했다. 조너던 밴스 캐나다 합참의장은 이라크 주둔 병력 가족에게 서한을 통해 “앞으로 며칠 동안 연합군과 북나토(NATO·북대서양조약기구)군 계획에 따라 이라크 병력 일부를 쿠웨이트로 임시 이동할 것”이라며 “그들의 안전을 보장하려는 조치”라고 밝혔다.
프랑스와 이탈리아는 이라크 주둔 병력을 그대로 유지할 방침이다. 플로랑스 파를리 프랑스 국방장관은 이날 트위터를 통해 “우리는 지난 3일부터 이라크 파견 병력 160명에 대한 보호 태세를 강화했다“며 병력 철수 계획이 없다고 밝혔다. 이탈리아 역시 국방부의 성명을 통해 철수 계획 없다고 공식 발표했다.
슬로베니아는 이라크에서 6명의 병력을 유지하고 있으며 상황에 따라 재배치 여부를 결정할 계획이다.
김영철 인턴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