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일 거쳐온 하재훈, SK에서 성공신화를 쓰다

입력 2020-01-08 16:58
SK 와이번스 하재훈. 뉴시스

미국을 거쳐 일본프로야구(NPB)의 문까지 두드렸던 하재훈(30·SK 와이번스)이 프로야구(KBO)의 새 역사를 썼다.

SK는 8일 보도자료를 통해 “하재훈이 지난해 2700만원에서 455.6% 인상된 1억5000만원에 계약했다”고 밝혔다. 이로써 하재훈은 KBO 역대 2년차 최고 연봉자가 되는 동시에 류현진(33·토론토 블루제이스)이 한화 이글스 시절인 2007년 세운 KBO 역대 최대 인상률(400%) 기록을 경신했다.

하재훈은 2008년 시카고 컵스 산하 마이너리그팀에서 외야수로 프로 생활을 시작했다. 2013년에는 트리플A까지 승격하는 등 가능성을 보이기도 했지만 결국 메이저리그 무대를 밟지 못한 채 미국을 떠나야했다. 2016년에는 NPB 야쿠르트 스왈로즈에 입단해 1군 17경기에 나섰지만 타율 0.225(40타수 9안타) 무홈런 기록만을 남기고 퇴단했다.

이후 하재훈은 일본 독립리그에서 담금질을 하다 2018년 9월 열린 KBO 드래프트에 참여해 SK에 투수로 지명됐다. 의외의 결정이었지만 SK는 시속 150㎞를 넘나드는 그의 강견에 확신을 가졌다고 전했다.

하재훈은 SK의 믿음에 곧바로 보답했다. 데뷔 첫 경기인 지난해 3월 23일 KT 위즈전에서 1이닝 무실점으로 승리투수가 된 것을 시작으로 연이어 역투를 펼쳤다. 4월 26일부터는 부진한 마무리 김태훈을 대신해 마무리로 나섰다. 결국 하재훈은 리그 세이브 1위(36)에 평균자책점 1.98의 엄청난 성적으로 시즌을 마친 뒤 지난해 11월 열린 프리미어12에 국가대표로 출전했다.

계약을 마친 하재훈은 “구단에 진심으로 감사하다”며 “기대에 부응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소감을 밝혔다.

이현우 기자 bas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