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을린 들판 달리던 ‘희망’… 호주 산불서 양 떼 구한 양치기 개

입력 2020-01-08 16:41
양떼를 몬 뒤 팻시의 모습. @patsythecorryongwonderdog 인스타그램

다섯 달째 계속되는 호주 산불 현장에서 끝까지 남아 양들을 대피시킨 양치기 개 영상이 네티즌들에게 감동을 주고 있다.

사연의 주인공은 호주 빅토리아주 코리옹 시골 마을에 사는 보더콜리 ‘팻시’다. 팻시의 하루에서 주된 일과는 농장을 뛰어다니며 양 떼를 관리하는 일이다.

@patsythecorryongwonderdog 인스타그램

@patsythecorryongwonderdog 인스타그램

팻시가 산불 현장을 종횡무진 움직인 건 지난 3일(현지시간)이다. 불길이 팻시가 사는 농장 근처까지 번지자 주인은 조금 떨어진 작은 방목장으로 양들을 옮기기로 했다. 팻시의 임무는 이때부터 시작됐다.

팻시는 자욱한 연기로 희미해진 들판을 달렸다. 수준급의 양치기 실력으로 모든 양을 동시에 움직였다. 조금 지친듯한 표정을 보이기도 했지만 주인에게 와서는 꼬리를 흔드는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팻시가 움직이는 동안 농장 주인은 건초 꾸러미와 사료 등을 빠짐없이 챙겨 날랐다.

호주 산불 현장. AFP 연합뉴스

호주 산불 현장. EPA 연합뉴스

농장주인의 동생 캐스 힐은 페이스북에 이 과정이 담긴 영상을 올렸고 여기에는 팻시를 향한 칭찬 댓글이 쏟아졌다. 힐은 “사람들이 지금보다 더 안 좋은 상황을 우려하고 있다”며 “긍정적인 생각을 하고 희망을 가졌으면 하는 마음에 팻시의 이야기를 공개한다”고 썼다.

문지연 기자 jymoo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