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이크 폼페이오 미국 국무장관이 북한과의 비핵화 협상이 여전히 희망적이라며 거듭 대화를 촉구했다. 한편으로는 이란 핵 문제 대응방안으로 ‘최대압박’에는 군사옵션도 포함돼있다고 밝혔다. 이란 문제에 대한 답변이었지만 미국은 북한에도 최대압박 작전을 구사하고 있어, 경우에 따라 군사옵션을 적용할 수 있다는 논리여서 주목된다.
폼페이오 장관은 7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DC 국무부 기자회견에서 ‘미국이 오는 11월 대선을 앞두고 이란과 북한 핵 위기를 해결하는 데 낙관적’이냐는 질문을 받고 “우리는 (북한 비핵화의) 길로 나설 수 있을 것이라는 데 여전히 희망적”이라고 밝혔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과의 북·미 싱가포르 정상회담에서 비핵화를 약속한 점도 강조했다. 폼페이오 장관은 “우리는 2018년 김 위원장이 트럼프 대통령에게 했던 비핵화 약속에 어떻게 다다를 수 있을지를 대화할 수 있을 것이라는 데 여전히 희망적”이라고 말했다.
폼페이오 장관은 다만 이란 군부 실세를 제거한 배경을 설명하며 군사 옵션 역시 최대압박에 포함된다고 말해 대북 문제에 미칠 영향에 관심이 쏠린다. 그는 최근 이란과의 갈등을 증폭시킨 ‘가셈 솔레이마니 이란 혁명수비대 쿠드스군 사령관 제거가 대(對)이란 최대압박 작전의 일환이냐’는 질문에 “(최대압박에는) 외교적, 경제적, 군사적 요소가 있다”고 답했다.
최대압박 작전의 일환으로 솔레이마니 제거와 유사한 조치가 또 이뤄질 수 있냐는 질문에는 “이란이 또 다른 나쁜 선택을 할 경우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주에 한 방식으로 대응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그러면서 “우리의 대이란 정책은 미 본토를 방어·수호하고 미국인의 생명을 보호하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폼페이오 장관의 최대압박 관련 발언은 북한을 직접 겨냥했다고 보긴 어렵다. 이란에 최대압박 전략이 통하지 않자 솔레이마니 표적 사살이라는 초강수를 둔 것 아니냐는 미국 내 비판이 나오자, 군사옵션도 최대압박의 하나라고 반박한 측면이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향후 북한이 ‘레드라인’을 넘어서며 강도 높은 도발을 감행할 경우 상황이 달라질 수 있다. 이란과 마찬가지로 북한에도 군사옵션을 사용할 수 있다는 것으로 해석될 수 있기 때문이다. 북한에는 간접적인 경고 메시지인 셈이다. 다만 트럼프 대통령은 싱가포르 회담 직전인 2018년 6월초부터 “최대압박이라는 말이 더는 사용되지 않길 바란다”며 공식 석상에서 최대압박 표현을 자제해왔다.
권중혁 기자 gree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