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정규직이 유난히 많은 까닭은?’
광주지역에서 저임금에 시달리는 비정규직 노동자가 상대적으로 많은 것으로 조사됐다. 산업구조가 부산, 대구 등에 비해 취약한데다 이직이 잦은 단순노무직, 서비스업 비율이 높기 때문이다.
7일 광주시비정규직지원센터의 ‘지역 고용·노동 통계’에 따르면 2018년 말 기준 전체 임금노동자는 58만6868명으로 정규직이 36만 8067명(62.7%), 비정규직이 21만8801명(37.3%)으로 조사됐다.
임금노동자 10명 중 4명 정도가 비정규직인 셈이다. 지원센터가 지역 고용·노동 시장 현황과 추세 파악을 위해 비정규직을 중심으로 관련지표·통계자료를 종합해 처음으로 재조사한 결과다.
지원센터는 임금근로자 수 3만 명 이상을 기준으로 할 때 숙박·음식점업(75.8%), 건설업(46.9%), 도소매업(43.5%), 보건업·사회복지서비스업(36.0%), 교육서비스업(35.7%) 순으로 비정규직 비율이 높았다고 밝혔다. 건설업 단순 노무 종사자는 8만여 명에 달했다.
이에 비해 근로자 수가 가장 많은 제조업은 비정규직 비율이 18.4%로 비교적 낮았다.
광주지역 임금노동자의 주당 평균 노동시간은 39.96시간으로 정규직(43.67시간)이 비정규직(33.79시간)보다 상대적으로 길었다. 정규직 월 평균 급여는 310만5400원으로 서울특별시를 제외한 6대 광역시와 비교할 때 울산 364만200원, 대전 3백19만1300원의 뒤를 이어 3위를 기록했다.
하지만 비정규직 평균 월 급여는 1백48만200원으로 6대 광역시 중 가장 낮아 근로여건이 매우 취약한 현실을 반영했다. 지원센터는 통계청 지역별 고용조사(2019년)와 경제활동인구조사(2018년) 등을 토대로 지역 통계를 다시 작성했다고 설명했다. 상용직으로 분류되지만 실제로는 비정규직인 파견, 용역, 사내하청, 특수고용, 파트타임 노동자를 세분화하고 재분석했다.
통계청의 2015년 말 경제활동인구 부가조사에서도 광주지역 비정규직은 19만7000명으로 전체 임금노동자 55만4000명의 35.5%를 차지했다.
실제 광주의 산업기반은 비교대상으로 자주 거론되는 부산, 대구와 견줄 때 격차를 좁히지 못하고 있다. 통계청은 2018년 말 기준 광주지역 300인 이상 고용기업과 종사자가 95개 업체 7만2892명으로 부산 235개 업체 15만4318명, 대구 132개 9만7789명에 비해 큰 차이를 보였다고 밝혔다.
지역 총 생산액도 광주는 39조8140억원으로 부산 89조7260억원, 대구 56조6690억원의 44%와 70% 수준에 머물렀다.
지원센터는 광주에 거주하는 만 15세 이상 인구 126만2000명을 경제활동인구와 비경제활동인구로 나눠 조사하고 통계를 작성했다. 경제활동인구는 다시 취업자와 실업자로 분류하고 비경제활동인구에는 취업·구직 활동이 전혀 없는 전업주부나 재학생, 구직단념자, 취업준비자를 포함시켰다.
취업자는 조사대상 기간 수입을 목적으로 1시간 이상 일한 임금노동자와 무급가족종사자, 일시휴직자 등의 비임금 노동자로 분류했다. 임금노동자는 고용계약기간 1개월 미만의 일용노동자, 1개월 이상~1년 미만의 임시노동자, 1년 이상 또는 정규직인 상용노동자로 나눴다. 취업능력이 있는데도 현실적으로 취업이 불가능한 현역군인과 사회복무요원, 의무경찰 등은 조사대상에서 제외했다.
광주광역시비정규직지원센터 홈페이지(www.gjcitybg.org) 자료실에서 구체적 내용을 확인할 수 있다. 정찬호 센터장은 “지역 고용·노동 현황을 세밀하게 파악해 이에 기반한 정책수립과 지속적 평가를 해야 한다”며 “이번 보고서는 지속적 모니터링을 거쳐 수정 보완될 것”이라고 말했다.
광주=장선욱 기자 swjan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