준비는 끝났다. 이제 남은 과제는 아시아 축구 최강의 입지를 확인하고 세계 최초의 9회 연속 올림픽 본선 진출을 이루는 일뿐이다. 2020 아시아축구연맹(AFC) 23세 이하(U-23) 챔피언십에서 한국의 사상 첫 우승과 도쿄올림픽 본선 진출을 모두 노리는 ‘김학범호’ 얘기다.
김학범 감독이 이끄는 한국 U-23 축구대표팀은 9일 밤 10시15분(한국시간) 태국 송클라 틴술라논 스타디움에서 중국을 상대로 AFC U-23 챔피언십 조별리그 C조 1차전을 갖는다. 2~3년 간격으로 열려 올해로 4회째를 맞은 이 대회는 올림픽 개최 해마다 아시아 최종 예선을 겸해 펼쳐진다. 16개국을 4개 조로 나눈 조별리그에서 각조 1~2위는 8강 토너먼트로 넘어간다. 토너먼트 상위 3개국은 올림픽 본선으로 진출할 수 있다. 올림픽 개최국인 일본이 3위 안으로 입상하면 4위가 본선 진출권을 가져간다. 올림픽 본선행을 위해 4강 이상의 성적을 내야 한다는 얘기다.
한국은 중국, 이란, 우즈베키스탄과 C조로 편성됐다. 동아시아, 중앙아시아, 중동의 지역별 강자가 모인 ‘죽음의 조’다. 이날 상대할 중국은 그나마 수월한 상대로 평가된다. 하지만 수세에 몰렸을 때 발을 높게 드는 태클도 마다하지 않는 거친 플레이로 악명이 높아 첫판부터 부상을 경계해야 한다.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의 ‘축구굴기’로 차근차근 끌어올린 전력도 과거와 비교하면 높아졌다. 한국·이란·우즈베키스탄과 3파전이 예상되는 C조에서 중국에 승리하지 못한 팀은 순위 경쟁에서 밀릴 가능성이 크다.
개최지의 기후는 무시할 수 없는 변수다. 송클라는 동남아시아인 태국에서도 남부에 있는 해안도시다. 기온 30도에 습도 70%를 웃도는 고온다습한 여름 날씨가 1월에 펼쳐지고 있다. 2018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 남자 축구에서 당시의 U-23 대표팀을 우승으로 이끌며 비슷한 기후를 경험한 김 감독은 이번에도 선수단의 체력 분배를 중요한 과제로 삼고 있다.
김학범호가 올림픽 본선행을 확정하면, 한국 축구는 1988년 서울 대회부터 9회 연속으로 본선에 진출하게 된다. 상대적으로 경쟁이 수월한 아시아에서 가능한 일이지만, 세계 유일의 이정표를 세울 수 있다. 2013년에 출범한 이 대회에서 한 번도 오르지 못한 정상을 밟아 아시아 최강의 입지를 확인하는 일도 과제로 남아 있다.
김철오 기자 kcopd@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