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한국당이 전 테니스 선수 김은희(29)씨를 영입하면서 그녀의 힘겨웠던 과거사에 관심이 모이고 있다.
한국당은 8일 보도자료를 통해 탈북자 인권운동가 지성호씨와 전 테니스 선수 김은희씨를 영입한다고 전했다.
김은희씨는 ‘체육계 미투 1호’의 주인공으로 알려져있다. 김씨는 초등학생 때 당한 성폭력 피해를 2018년 폭로했다. 17년 전인 2001년 7월~2002년 8월 당시 테니스 코치 A씨에게 네 차례 성폭력을 당했다.
그는 성인이 된 2016년 5월 모 테니스 대회에서 A씨를 우연히 마주치고 극심한 두통과 수면장애 등에 시달렸다. 외상후 스트레스 장애(PTSD) 진단을 받은 김씨는 A씨가 체육 지도자로 계속 활동한 것을 확인한 뒤 고소를 결심했다. A씨는 재판에 넘겨져 지난해 7월 대법원에서 징역 10개월을 최종 선고받았다.
김씨는 지난해 1월 CBS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해 체육계에서 일어나는 성폭행 사건에 대해 자신의 생각을 밝혔다.
당시 그녀는 “대법원까지 가는데 딱 2년이 걸렸다”며 “2년의 세월 되돌아보면 정말 괴로웠고 고통스러웠다. 법정에서 다투는 과정에서 가해자가 부인을 하고 재반박을 하다보니 그 안에서도 상처를 받았다”고 전했다.
김씨는 “10살 때 초등학교부 테니스 코치로부터 시합장, 테니스 락커룸 등에서 성폭행을 당했다”고 말했다.
이어 “1년 6개월간 성폭행이 이어졌다. 재판에서 인정된 것은 4회 밖에 안되지만 제 기억으로는 시합장에서 거의 매일 불려갔다”며 “비가 오는 날에도 다른 선수들은 모두 보내고 저만 남으라고 했다. 하루는 너무 힘들어서 도망을 갔다. 집으로 가면 쫓아올 것 같아서 시장에 있는 강아지 집에 들어가서 숨어있기도 했다”고 밝혔다.
코치가 어떻게 협박을 했느냐는 질문에 “‘죽을 때까지 비밀이다’ ‘아무한테도 말하면 안된다’는 말을 했다”며 “라켓으로 워낙 많이 맞았다. 극기훈련도 심하게 해서 아직까지 뛰는 것에 트라우마를 갖고 있다. 맞는 것과 뛰는 것이 저에게는 보복이었다”고 답했다.
이어 “체육계는 워낙 바닥이 좁고 시스템적으로 피해자들이 보호를 받고 내가 안심할 수 있는 환경이 아니다. ‘솜방망이 처벌’ ‘눈 감아주기’ ‘은폐’ ‘축소’ 등 이런 단어가 어울린다”고 말했다
그녀는 “그동안 언론에서 미투에 대한 언급을 많이 했었는데 변화된 게 하나도 없었다. 절망스럽고 허탈했다”며 “심석희 선수 사건 후에 문화체육관광부 등에서 어떤 대응을 했다면 달라졌구나 느꼈을텐데 선수 혼자 모든 것을 감당해야했다. 너무 안타까웠다”고 덧붙였다.
김지은 인턴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