英 국방장관 “이라크가 원한다면 영국군 철수할 것”

입력 2020-01-08 11:29
벤 월리스 영국 국방장관. 연합뉴스

벤 월리스 영국 국방장관은 7일(현지시간) 이라크가 원한다면 현지 주둔 중인 영국군을 철수할 수 있다고 말했다.

8일 로이터 통신에 따르면 월리스 장관은 전날 하원에 출석해 중동 지역 정세를 설명하면서 이 같은 입장을 밝혔다. 현재 이라크에는 400명의 영국군과 5200명의 미군이 훈련 지도, 극단주의 테러조직 이슬람국가(IS) 잔당 격퇴 등을 위해 주둔하고 있다.

월리스 장관은 “영국군이 계속 주둔하는 게 이라크의 최선의 이익이라는 점을 강조하고 있다”면서도 “그러나 우리는 이라크의 주권을 존중한다. 그들이 우리가 떠나기를 원한다면 이는 그들의 권리이며 우리는 이를 존중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도 월리스 장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에 대한 지지를 드러냈다. 월리스 장관은 이번 사태와 관련해 영국이 위험에 처할 수도 있다는 야당 의원의 저격에 “미국에 대한 우리의 지지에는 의문의 여지가 없다”고 강조했다.

앞서 미국은 3일 이라크 바그다드 공항에서 드론의 표적 공습으로 이란의 군부 실세 가셈 솔레이마니 혁명수비대 쿠드스군 사령관과 아부 마흐디 알무한디스 이라크 시아파 민병대(PMF) 부사령관 겸 카타이브-헤즈볼라 창설자를 암살했다. 이에 이라크 의회는 지난 5일 긴급회의를 열어 미국을 포함한 모든 외국 군대의 철수 결의안을 가결했다.

영국은 미국의 솔레이마니 사령관 암살에 대해 직접적 비판을 피하면서도 유럽 내 다른 동맹국들과 함께 외교적 해법을 찾아야 한다며 조심스러운 입장을 보여왔다. 미국이 드론을 이용해 솔레이마니 사령관을 살해한 것이 적법한지를 묻자 월리스 장관은 자신이 본 정보에 기반해 “자기방어적 측면에서 명분을 찾을 수 있는 경우가 분명히 있다”고 말했다.

그는 또 영국이 독일 및 프랑스와 함께 이란 핵 합의(포괄적 공동행동계획·JCPOA)를 재가동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밝혔다.

월리스 장관은 “이란핵합의는 아직 유효할 수 있다”면서 핵 합의 내 분쟁 해결 메커니즘을 통해 이 같은 목적을 달성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김영철 인턴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