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나는 곳→ 머무는 곳… 한남1고가 하부, 주민쉼터로 변신한다

입력 2020-01-08 10:44 수정 2020-01-08 17:26
주민쉼터가 조성되기 전 한남1고가 하부 모습.

주민쉼터가 조성된 후 한남1고가 하부 모습.

한강 방향으로 남산1호 터널을 나오면 한남대교와 이태원 방향으로 나뉘는 고가도로가 이어진다. 평소 이 고가도로를 이용하는 사람은 많지만 고가도로 하부 공간에 주목하는 사람은 별로 없다. 접근성도 떨어지고 쓸모없는 공간이라고 여기기 때문이다. 용산구가 이 유휴 공간을 활용해 조경시설을 갖춘 주민 쉼터를 만들기로 했다.

서울 용산구(구청장 성장현)는 한남1고가 하부 공공공간 조성공사를 시작했다고 8일 밝혔다. 공사기간은 1월부터 6월까지며, 공사내용은 가설건축물 1동 및 파고라 9개소 설치다. 공사비로 시비 8억 7000만원을 집행한다.

가설건축물은 1층, 연면적 80.67㎡ 규모다. 높이는 4m이며 철골구조에 통유리로 마감한다. 주용도는 휴게음식점(카페)이다. 남·녀 화장실, 창고(실외기실)도 갖춘다.

파고라는 실외 휴식 공간이다. 파고라 구조물(기둥 및 천정)에 음지 또는 양지식물을 심고 시민들이 청량감을 느낄 수 있도록 할 계획이다. 매년 식물이 자랄수록 풍성함을 더할 것으로 보인다.

구 관계자는 “주변에 블루스퀘어를 비롯해 문화시설이 많이 있다”며 “고가 하부에 휴게, 조경시설을 설치하면 자연스럽게 사람들이 모일 것”이라고 말했다.

이번 공사는 서울시 고가 하부공간 활용사업의 일환이다. 시는 시내 고가도로 아래 유휴 공간 180여곳을 활용, 북카페·어린이도서관·공연장 등 ‘생활SOC’를 곳곳에 설치키로 했다. 지난해에는 용산구 한남1고가 등 5곳을 시범사업지로 선정, 설계공모를 진행했다.

구는 시 방침에 따라 지난해 말 공사(조경·건축·전기) 및 감리용역 계약을 체결했으며 올 여름 개관을 목표로 시설 운영(직영 또는 위탁) 방안을 마련한다. 인근에 위치한 용산공예관과도 연계해 시민들이 참여할 수 있는 플리마켓 등 행사도 주기적으로 개최할 예정이다.

성장현 용산구청장은 “부족한 생활SOC 확충을 위해 도심 속 유휴공간을 적극 활용하겠다”며 “지역 특성을 반영해 새로운 개념의 주민 네트워크 공간을 만들 것”이라고 말했다.

김재중 선임기자 jjkim@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