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섯 달째 이어지는 호주 산불 현장에서 발생한 연기가 지구 남반구를 반 바퀴 이상 돈 것으로 나타났다. 태평양 너머 남미 칠레와 아르헨티나에서 호주 산불 연기가 포착된 것이다.
칠레 기상당국은 지난 6일(현지시간) 공식 블로그에 “오늘 중부 지역의 회색 하늘을 보고 단순히 날씨가 흐리다고 생각하신 분들이 많았을 것”이라며 “그게 아니라 호주 산불로 인한 연기”라고 밝혔다.
남반구 칠레의 현재 계절은 여름 건기다. 중부 지역에는 보통 맑은 날이 이어지는데, 연기 탓에 흐린 하늘이 계속되고 있다. 호주에서 출발한 연기가 기류를 타고 5㎞ 상공에서 1만1000㎞를 이동했다는 게 칠레 기상당국의 설명이다.
전문가들은 이 연기가 며칠간 더 칠레 대기에 머물 것이라고 전망하고 있다. 그러나 연기가 지상으로 떨어질 위험은 거의 없어 생활하는 데 위협이 되지는 않을 것으로 보인다.
호주 산불이 만들어낸 연기는 칠레를 너머 아르헨티나에서도 관측됐다. 아르헨티나 기상당국은 트위터에 “호주 산불의 연기가 도달했다”며 “서쪽에서 동쪽으로 전선계를 타고 이동했다”고 설명했다. 다만 태양이 조금 더 붉게 보이는 현상 외에는 특별한 영향이 없다고 덧붙였다.
문지연 기자 jymoo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