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란이 가셈 솔레이마니 전 이란 혁명수비대 쿠드스군 사령관 제거에 대한 보복 공격을 시작했다. 미국은 이라크 내 기지 2곳에 탄도미사일 공격을 받았다고 확인했다.
이란 국영 TV는 8일(현지시간) 오전 미군이 주둔한 이라크 아인 아사드 공군기지에 지대지 미사일 수십발을 발사했다고 밝혔다고 AP통신이 보도했다.
이란 국영 TV는 이날 오전 일찍 이뤄진 이날 공격이 솔레이마니 전 사령관을 숨지게 한 미국을 향한 보복 작전이라고 설명했다. 작전의 이름은 솔레이마니 사령관의 이름을 딴 ‘순교자 솔레이마니’로 명명했다. 이란 정규군 혁명수비대 산하 미사일 부대가 이번 공격을 개시했다.
이란은 이란 혁명수비대 사령관 명의의 성명에서 “미군에 기지를 내준 미국의 동맹들에게 경고한다. 이란을 공격하는 행위의 시발점이 장소는 어느 곳이든 공격 목표가 될 것”이라고 밝혔다. 이란 혁명수비대는 또 “미국은 군인의 추가 희생을 막으려면 철군하라”고 밝혔다.
이란 혁명수비대는 이란 영토가 폭격당할 경우 아랍에미리트의 두바이와 이스라엘의 하이파를 공격 대상으로 삼을 것이라고 텔레그램 채널을 통해 말했다고 미국 CNN방송이 보도했다. 이란 혁명수비대는 또 “미국이 대응할 경우 우리는 미국 내에서 대응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란 매체는 “이란, 이라크 주둔 미군기지들에 ‘2차 공격’을 개시했다”고 보도했지만 아직까지 추가 공격 소식은 전해지지 않았다.
미 국방부는 이라크에 주둔한 미군 기지 2곳에 대해 10여발이 넘는 이란의 로켓포 공격이 있었다고 확인했다. 국방부 당국자는 “이라크의 알 아사드와 아르빌에 위치한 미군과 연합군 기지에 대한 이란의 공격이 있었다”면서 “우리는 지금 초기 피해규모를 조사하고 있다”고 말했다고 CNN방송이 보도했다.
이 방송은 현재까지는 미국 측 사상자는 보고되지 않았다고 당국자 발로 보도했다. 이라크 안보 소식통을 인용해 “13발의 로켓이 아인 알아사드 공군기지를 타격했다”고 보도했다.
미 국방부는 “우리 군과 동맹의 방어를 위한 필요한 모든 조치를 취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Iranian missile attack on US troops at Ain al-Assad base.
— Baxtiyar Goran (@BaxtiyarGoran)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은 이날 밤 트위터에 글을 올리고 “인명 및 시설 피해를 점검 중인데 지금까지는 매우 양호하다”고 말했다. 그는 “다 괜찮다!”(All is well!)로 시작하는 글에서 “이란에서 쏜 미사일이 이라크 기지 2곳에 떨어졌다”면서 아직까지 큰 피해가 나타나지 않았음을 알렸다.
트럼프는 “우리는 전 세계 그 어느 곳보다 가장 강력하고 가장 좋은 장비를 갖춘 군을 보유하고 있다”면서 “내일 아침 성명을 발표할 것”이라고 밝혔다. 트럼프의 공식 성명은 한국 시간으로 8일 저녁이나 밤에 나올 것으로 예상된다.
앞서 백악관은 미사일 공격 직후 트럼프 대통령이 대국민 연설을 예고했다가 “오늘 밤은 대통령 연설을 하지 않고 별도 성명도 발표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마이크 폼페이오 미 국무장관과 마크 에스퍼 국방장관은 현지 시간으로 밤 늦게 백악관에 도착해 긴급회의를 했다. 백악관 주변은 경계가 강화돼 소총 든 경호요원들이 검문소에 배치됐다.
미국 연방항공청(FAA)은 미 항공사들의 이란·이라크와 걸프 해역의 상공 운항을 금지했다. 구체적으로 이란과 이라크, 오만만(灣)과 페르시아만 영해 상공에서의 운항을 금지했다.
아인 아사드 공군기지는 이라크 서부 안바(Anbar) 지역에 위치해 있다. 2003년 미국이 주도해 사담 후세인을 축출한 침공 이후 미군 기지로 이용됐다. 아르빌 기지는 과거 한국의 자이툰 부대가 주둔한 곳이다.
이란은 지난 3일 이라크 바그다드 공항에서 미군의 무인기 폭격으로 이란군 실세인 솔레이마니 사령관이 목숨을 잃자 미국에 대가를 치르게 하겠다며 보복을 예고했다.
권기석 기자 keys@kmib.co.kr, 워싱턴=하윤해 특파원 justic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