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체’ 엑스원 실제 투표수 공개되나… ‘2차 피해 vs 알 권리’ 논란

입력 2020-01-08 07:27
연합

Mnet 서바이벌 프로그램 ‘프로듀스 엑스(X)101’으로 데뷔한 그룹 엑스원(X1)이 투표수 조작 논란을 넘지 못하고 해체했다. 이들의 투표 원본 데이터 공개를 두고 온라인 상에서는 의견 대립이 이어지고 있다.

현재 투표 원본 데이터의 실체는 연루된 제작진을 제외하고는 수사기관이 확보한 자료 정도가 전부다. CJ ENM 측은 해당 데이터를 확보하지 못했다고 밝혔다. 앞서 수사기관은 CJ ENM 사무실과 문자 투표 협력업체 등을 압수수색하며 원본 데이터를 확보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 자료가 유일하게 신빙성 있다고 평가된다.

수사기관이 원본 데이터를 발표하지 않을 경우 시청자들이 해당 내용을 확인하려면 정보공개청구 등을 통한 법적절차를 밟아야 한다. 제작진을 고소한 김종휘 변호사는 “검사와 피고인이 원본 데이터를 증거로 하는 데 동의하면 재판기록 열람·등사 신청을 통해 조작되지 않은 로 데이터(raw data)를 확보할 수 있을 것”이라고 추측했다.

재판부가 기록 열람·등사를 허용하지 않을 수도 있다. 사건으로 인한 2차적인 피해를 막기 위해서다. 지난달 20일 열린 1차 공판준비기일에서 안준영 PD 측이 재판을 비공개로 해 달라고 요청할 때도 재판부는 이같은 이유로 받아들였다. 김 변호사는 “기록 열람을 할 수 없다면 이의를 제기할 계획도 있다”고 밝혔다.

수사기관이 원본 데이터를 재판과정에서 공개할지 이목이 집중된다. 현재 온라인 상에서는 연습생에게 2차 피해를 줄 수 있다는 의견과 투표에 참여한 소비자의 정당한 알 권리라는 주장이 첨예하게 대립하고 있다.

일각에서는 원본 데이터가 공개되면 일부 멤버에게 쏟아질 비난을 우려하고 있다. 소속사 관계자와 PD 등의 잘못으로 왜 애꿎은 연습생이 피해를 입어야 하느냐는 주장이다. 그룹이 해체돼도 이들이 연예계 활동을 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는 것이다.

반면 투표에 참여한 시청자도 이번 조작 사건의 피해자이기 때문에 알 권리를 주장할 수 있다는 의견도 적지 않다. 특히 원본 데이터를 알 수 없다면 투표에 참여한 자신이 피해자인지 판단할 수 없어 CJ ENM이 약속한 보상을 요구할 수 없다는 주장도 있다.

박민지 기자 pmj@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