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주 감독과 에이스 토마스 에드가(31·일본 JP선더스)가 치열하게 치고받은 한국전에 혀를 내둘렀다. 가장 인상 깊은 선수론 세터 한선수(대한항공)가 언급됐다.
임도헌 감독이 이끄는 한국 배구 대표팀은 7일 중국 장먼의 장먼 스포츠센터에서 열린 2020 도쿄올림픽 아시아지역 예선 B조 1차전 호주와의 경기에서 2대 3(25-23 23-25 24-26 25-20 17-19)으로 아쉽게 패했다.
비록 패했지만 선수들은 몸을 내던져 어떻게든 리시브를 받아내는 투혼을 보였다. 그동안 열심히 준비했던 서브는 날카로웠고 2단 연결도 매끄러웠다.
특히 한선수의 능수능란한 토스워크와 이를 좌우에서 득점으로 연결시킨 전광인(현대캐피탈·14점)과 박철우(삼성화재·14점)의 활약은 뜨거웠다. 나경복(우리카드·16점)도 교체 투입된 뒤 서브 에이스 4개를 터뜨리는 활약으로 경기 분위기를 반전시켰다. 공격 득점(61-61), 블로킹(8-11), 서브(7-6), 범실(35-38) 모든 지표에서 대등한 경기였다. 단 1점만 내면 이길 수 있었던, 아쉬운 패배였다.
호주 감독과 선수들도 이날 경기에 혀를 내둘렀다. 호주 감독 마크 레베듀는 경기 후 “정말 어려운 경기였다. 대회 첫 게임은 우리가 어떤 플레이 수준을 보일지 모르기에 언제나 어렵다”며 “이번 경기에선 한국이 경기에서 이길 수도 있었던 몇 번의 찬스를 잡아 선수들이 좀 긴장했던 것 같다. 결국 이겨서 정말 기쁘다”고 소감을 밝혔다.
이날 30득점을 올린 에드가도 “한국을 상대하는 건 항상 어렵다. 한국은 경기 시작부터 서브를 굉장히 잘했고 수비와 공격 연결도 잘 했다. 경기가 어려울 거란 건 예상했지만 한국 선수들이 그보다도 더 잘했다”며 “우리가 운이 좋았다고 생각한다. 앞으로의 게임을 이기기 위해 우리가 더 나은 플레이를 해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한국에서 가장 인상적이었던 선수로는 공통적으로 한선수가 언급됐다. 레베듀 감독은 “3번(나경복)은 투입돼서 게임을 바꿔놨고, 몸이 좋아보였다”고 말문을 열었다.
이어 “그 다음은 세터다. 2번(한선수)은 공격수들을 이끌며 굉장히 잘 했다. 우리가 충분히 강하지 못한 서브를 했을 땐 이후 대응이 좋았다. 리셉션이 좋을 경우 우리 블로킹이 효과를 발휘하지 못할 정도였다”고 한선수에 엄치를 치켜세웠다.
에드가도 인상적인 선수를 묻는 질문에 “이상하게 들릴지 모르겠지만 한국의 세터 ‘한(선수)’이 정말 좋았다. 그는 항상 국가대표팀에서 굉장한 선수였지만 오늘도 잘했다”고 밝혔다.
이어 “한선수 말고 다른 선수를 더 꼽자면 전광인이다. 매우 강인한 플레이를 했다”며 “한국은 미들을 포함해 전반적으로 좋았다”고 덧붙였다.
나경복의 플레이에 대해선 “한국에서 뛸 때 본적이 있어 기억한다. 그는 오늘 투입돼 한국 쪽으로 경기의 템포를 바꿔놨다. 공을 받아내는 게 힘들었다. 한국을 위해 효과적인 선수였다. 그가 있었던 마지막 세트에서 좀 더 나은 플레이를 할 수 있었던 게 우리의 승리를 위해 중요했다고 본다”고 말했다.
아쉬운 경기를 마친 한국 선수들은 이날 저녁에도 비디오 미팅을 통해 상대팀 분석에 나선다. 8일 인도(131위)와 치를 B조 2차전에서 분위기 반전을 노릴 수 있을지 주목된다.
장먼=글·사진 이동환 기자 hua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