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리 샴커니 이란 최고국가안보회의(SNSC) 사무총장은 7일(현지시간) 미국에 보복하는13가지 시나리오를 고려하고 있다고 밝혔다. 다만 시나리오의 구체적인 내용을 공개하지 않았다.
샴커니 사무총장은 이날 “가셈 솔레이마니 장군을 살해한 미국에 보복하는 시나리오 13개 가운데 가장 약한 경우가 ‘미국인에게 잊지 못할 역사적인 악몽’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대미 보복 작전은 이란의 위대한 영웅이 흘린 피를 위한 것이며 단 한 번으로 끝나지 않는다”라며 “미국이 중동에서 즉시 스스로 나가지 않으면 그들의 시체가 중동을 뒤덮게 될 것이다”라고 경고했다.
호세인 살라미 이란 혁명수비대 총사령관도 이날 이란 남동부 케르만주(州)의 주도 케르만에서 열린 솔레이마니 사령관의 장례식에서 미국에 대한 강력한 보복 공격을 경고했다. 살라미 총사령관은 이날 추모 연설에서 “우리는 적(미국)에게 보복할 것이다. 우리는 그들이 아끼는 곳을 불바다로 만들 것이다”라고 주장했다. 이어 “우리의 복수는 강력하고, 단호하고, 완전한 방법으로 수행될 것”이라며 “적을 후회하게 하겠다”라고 다짐했다.
미국에 대한 보복을 절차적으로 정당화하는 움직임도 시작됐다. 이란 의회의 헌법수호위원회는 이날 긴급회의를 열어 미국의 ‘테러 행위’에 맞서 비례적인 군사 대응을 논의할 예정이다. 이란 의회는 특히 사상 처음으로 ‘긴급 3단계’ 회의를 소집했다. 3단계는 이란 의회가 임시회의를 열 수 있는 안건 가운데 가장 시급성과 중요도가 높은 수위다.
이란 의회는 또 이날 미군 전체와 미 국방부를 테러조직으로 지정하는 안을 압도적으로 가결했다. 이 역시 미국에 대한 군사적 대응을 위한 법적 절차다.
아울러 이란 의회는 원유 수익의 30%를 의무적으로 적립하는 국가개발펀드 중 2억유로(약 2600억원)를 솔레이마니가 사령관이었던 혁명수비대 정예부대 쿠드스군에 특별 배정하기로 의결했다.
한편 이란 관영TV는 이날 케르만에서 열린 솔레이마니 사령관의 장례식 도중 압사 사고가 발생, 최소 35명이 숨졌다고 밝혔다. 케르만은 솔레이마니 사령관의 고향으로 그는 이날 이곳에 안장된다.
김남중 기자 njkim@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