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음소리에 쓰레기통 열었더니…싱가포르서 ‘핏덩이’ 신생아 발견

입력 2020-01-08 00:06
싱가포르의 한 주택가 쓰레기통에서 발견된 신생아. 현지 경찰이 쓰레기통에서 구조된 아기를 천에 감싼 채 들고 있다. 스트레이츠 타임스 캡처

쓰레기통 안에서 아기 울음소리를 들은 환경미화원 덕에 쓰레기통 안에 버려져있던 아기가 구출됐다. 아기는 태어난 지 얼마 되지 않은 듯 담겨있던 봉투엔 핏자국이 선명했다.

싱가포르 일간 스트레이츠 타임스는 7일 오전 8~9시(현지시간) 사이 시내 한 주택단지 내 쓰레기 집하장에 있는 쓰레기통에서 남자 아기 한 명이 발견됐다고 보도했다. 아기는 일반쓰레기와 음식물쓰레기가 담긴 봉투들 사이에서 비닐봉지에 싸인 채 발견됐다. 이 집하장의 쓰레기통은 아파트 각층 복도에 있는 쓰레기 투입구와 연결된 것으로 알려졌다.

쓰레기통에서 신생아가 발견된 후 경찰과 환경미화원이 쓰레기통 바닥을 살펴보고 있다. 스트레이츠 타임스 캡처

이 아기를 발견한 건 환경미화원 A씨(24)였다. 그는 다른 동료들과 함께 쓰레기통을 비우는 과정에서 아기의 울음소리를 들었다. 이후 A씨는 쓰레기통 속에서 아기를 꺼냈다. 아기는 피가 묻어있는 비닐봉지에 싸여있었다. 다행히 아기에게 외상은 없었고, 현재는 인근 병원으로 옮겨져 치료를 받고 있다. 아기의 상태는 안정적인 것으로 전해졌다.

아기가 구조되는 과정을 본 한 목격자는 “구급차가 왔고 경찰이 천에 쌓인 아기를 안고 있었다”며 “아기는 울지는 않았지만 숨은 쉬고 있는 것처럼 보였다”고 당시 상황을 전했다.

신생아가 발견된 쓰레기통을 환경미화원들이 옮기고 있다. 스트레이츠 타임스 캡처

경찰에 따르면 오전 9시11분쯤 도움을 요청하는 전화가 걸려왔다. 이후 현장에 출동한 경찰은 아기를 병원으로 옮기기 전까지 응급의료사가 아기의 상태를 살폈다고 설명했다. 현재 경찰은 아파트 주민들을 상대로 누가 아기를 버렸는지 조사하고 있다.

한편 신문에 따르면 싱가포르에서 2009년부터 2018년까지 10년간 버려졌다가 행인 등에게 발견된 아기는 모두 16명이다.

정진영 기자 youn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