절기상 가장 춥다는 소한(小寒)이 지났지만 전국에는 눈 대신 비가 내리고 역대 가장 높은 아침 최저기온이 관측되는 상황이 이어지고 있다.
올겨울 동장군(冬將軍)이 유난히 기를 펴지 못하는 이유로는 약해진 시베리아고기압과 예년보다 따뜻한 해수면 기온이 꼽힌다. 북극 근처의 기온이 예년보다 높아 찬 공기를 머금은 시베리아 고기압의 강도가 약해진데다, 한반도 주변 바다의 해수면 온도가 평년보다 1도 가량 높아지면서 습한 해양성 고기압이 발달했다는 것이다.
윤기한 기상청 통보관은 7일 국민일보와의 통화에서 “태평양 방향의 고기압이 대륙에 비해 크게 발달하면서, 따뜻한 수증기를 가진 남서류가 한반도에 지속적으로 유입돼 온도가 높아졌다”고 설명했다. 습하고 따뜻한 바람이 한반도에 지속적으로 들어오면서 이달은 기상 관측 사상 가장 포근한 1월이 됐다.
기상청에 따르면 이날 제주도 뿐만 아니라 전북 고창(10.3도)과 전남 흑산도(11.3도) 목포(9.4도) 순천(7.1도) 등이 모두 기상 관측을 시작한 이래로 아침 최저기온이 가장 높았다. 예년에 비해 10~13도 높은 기온이다. 기상청은 이번 겨울 날씨를 기상이상에 따른 이례적인 현상으로 보고 있다.
이렇다보니 전국에는 눈 대신 비가 내리고 있다. 기상당국은 8일 오후까지 전국 대부분의 지역에 30~80㎜의 비가 내릴 것으로 예보했다. 특히 강원 영동 지역과 제주 산간 지역에는 120㎜가 넘는 비가 올 것으로 관측됐다. 당국은 8일 오후부터 한반도 북쪽에 위치한 저기압이 물러나면서 찬 공기가 들어와 평년 기온을 일부 회복할 것으로 보고 있다.
이상기후가 이어지면서 올해는 꽁꽁 언 한강을 보기는 어려울 전망이다. 한강은 보통 영하 10도 이하의 날씨가 4~5일간 이어져야 완전히 어는데, 추위가 가장 거센 1월까지 별다른 추위가 없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설명이다.
아직까지 한강에서는 결빙현상이 관측되지 않고 있다. 기상청 관계자는 “설 연휴까지는 영하 3~5도 사이의 추위가 반복적으로 나타겠지만 2월에 1월보다 더 강한 추위가 찾아올 가능성은 높지 않아 한강이 얼 확률은 크지 않겠다”고 말했다.
황윤태 기자 truly@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