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프 황제’ 타이거 우즈(미국)가 2020 도쿄올림픽에 출전할까. 지금의 순위로는 불가능하다. 남자골프에서 세계 톱랭커를 가장 많이 보유한 미국의 올림픽 본선행 관문은 그야말로 ‘바늘구멍’만큼 좁다. 우즈가 7일(한국시간) 발표된 세계 랭킹에서 7위로 한 계단 내려가면서 미국의 ‘올림픽 커트라인’ 밖으로 밀렸다.
우즈는 지난주만 해도 6위였다. 그 위에 있는 미국 선수는 랭킹 1위 브룩스 켑카, 4위 저스틴 토머스, 5위 더스틴 존슨뿐이었다. 올림픽 골프 출전권은 모두 오는 6월 29일 랭킹으로 선별해 주어진다. 남녀부에서 각각 60명이 출전하는데, 국가별 본선 출전권은 2장씩 배분된다. 다만 세계 랭킹 15위 안에 있는 선수를 상당수 보유한 여자부의 한국, 남자부의 미국은 최대 4명까지 출전할 수 있다. 한국 여자골프와 미국 남자골프의 ‘커트라인’은 자국 내 4위라는 얘기다. 우즈는 지난주까지 이 커트라인을 붙잡고 있었다.
하지만 미국프로골프(PGA) 투어의 2020년 첫 대회인 센트리 토너먼트 오브 챔피언스가 지난 6일 끝나면서 순위 변화를 불러왔다. 이 대회에서 4위에 오른 패트릭 캔틀레이(미국)는 지난주 랭킹 7위에서 한 계단을 도약했다. 그 결과로 우즈가 한 계단을 밀렸다. 이제 미국의 커트라인은 캔틀레이의 손에 쥐어졌다.
세계 랭킹 7위의 올림픽 출전이 불발될 수 있을 만큼 미국 남자골프의 경쟁은 치열하다. 우즈의 바로 뒤에 잰더 셔플리(미국)가 반등을 준비하고 있다. 랭킹 톱10에 있는 미국 선수만 6명이다. 5위 존슨부터 8위 셔플리까지 순위표에 나란히 늘어선 미국 선수 4명은 랭킹 포인트 6점대로 언제든 순위를 뒤바꿀 수 있다. 다만 갈수록 치열해질 수밖에 없는 올림픽 본선행 경쟁에서 한 번 내려간 순위를 언제 되찾을지 어느 누구도 낙관할 수 없다.
한국의 경우 임성재가 34위로 가장 높은 순위에 올랐다. 안병훈이 42위로 임성재의 뒤를 이었다. 지금의 순위만 보면 두 선수가 올림픽 본선행 가시권에 있다.
김철오 기자 kcopd@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