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성수 위원장 “IB 자금, 부동산으로 흐르는 길목 막아야”

입력 2020-01-07 16:23 수정 2020-01-07 16:24

은성수(사진 가운데) 금융위원장이 투자은행(IB)의 신용공여 대상 중소기업 범위에서 특수목적회사(SPC)와 부동산 관련 법인을 제외하는 방안을 추진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혁신 중소기업으로 공급돼야 할 시장 자금이 부동산으로 흘러 들어가는 길목을 차단하겠다는 취지다.

은 위원장은 7일 정부서울청사 대회의실에서 열린 ‘금융투자업 주요 현안 논의를 위한 최고경영자(CEO) 간담회’ 모두 발언에서 이 같은 방침을 밝혔다. 그는 “IB 제도는 증권사의 기업 금융 역량을 강화하기 위해 도입한 제도”라며 “벤처·중소기업에 공급돼야 할 자금이 명목상으로만 중소기업인 SPC를 통해 부동산 개발 사업 등에 제공된 규모가 상당한 수준인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증권사의 경우 SPC에 5조원 이상이 대출됐고 이 중 약 40%가 부동산 분야에 제공되고 있다”며 “정확한 실태 조사와 함께 IB 신용공여 대상으로 규정된 중소기업 범위에서 SPC와 부동산 관련 법인을 제외하는 방안을 추진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은 위원장은 최근 수 년 간 급증한 해외주식 직접 투자와 관련해선 “국민경제 선순환을 위해서는 국내 자본시장에 보다 많은 자금이 투자되는 것이 바람직할 것”이라며 “저금리 시대에 갈수록 커지는 중위험·중수익에 대한 요구를 충족시켜주는 다양한 투자 상품이 개발되기를 바란다”고 당부했다. 또한 최근 파생결합증권(DLF) 사태와 라임자산운용의 대규모 사모펀드 환매 중단 등에 대해선 “이런 일들이 재발하지 않도록 빈틈없는 내부통제 체계를 갖춰 달라”고 주문했다.

이날 간담회에서 증권사들은 IB 업무 범위 확대 및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규제와 관련해 “사회간접자본(SOC) 등 생산적인 분야에 대한 자금공급은 지속할 필요가 있다”는 입장을 전달했다. 또 자산운용사들은 동남아 진출 지원, 전문사모 운용사들에 대한 정책적 배려, 해외주식 직접투자에 비해 불리한 펀드 세제 개선 등을 요청했다.

양민철 기자 liste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