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음 달부터 웨이브서 JTBC 콘텐츠 못본다… OTT 경쟁 본격화

입력 2020-01-07 16:21
국내 유료 콘텐츠 스트리밍(OTT) 서비스. 뉴시스

JTBC는 다음 달부터 국내 최대 유료 콘텐츠 스트리밍(OTT) 서비스인 ‘웨이브’에 주문형비디오(VOD) 콘텐츠 공급을 중단한다. JTBC가 CJ ENM과 협업해 새로운 OTT 서비스를 올 상반기 선보일 예정이라서 경쟁관계가 될 웨이브에서 콘텐츠를 빼려는 것으로 풀이된다.

7일 IT와 방송업계에 따르면 JTBC는 웨이브 내 JTBC, JTBC2, JTBC룰루랄라 등에서 방영되는 모든 VOD 콘텐츠 서비스 공급을 오는 31일부로 종료한다는 내용의 공문을 웨이브에 지난달 전달했다.

SK텔레콤의 ‘옥수수’와 지상파 3사의 콘텐츠연합플랫폼 ‘푹’이 연합해 지난해 9월 출범한 웨이브는 그간 CJ ENM을 제외하고 사실상 국내 모든 방송사와 케이블사의 콘텐츠를 대상으로 스트리밍 서비스를 해왔다. 그러나 다음 달부터는 JTBC 콘텐츠도 빠지게 된다. 웨이브는 현재 JTBC와 VOD 공급을 유지할 수 있도록 협의를 진행하고 있다.

JTBC가 이런 결정을 내린 데는 조만간 CJ ENM과 합작 OTT 출범을 준비하고 있기 때문이다. 앞서 CJ ENM과 JTBC는 지난해 9월 CJ ENM이 운용 중인 ‘티빙’을 기반으로 함께 새 OTT 플랫폼을 출범시킨다는 내용의 양해각서를 체결했다. CJ ENM과 JTBC는 올 상반기 합작법인 출범을 목표로 준비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웨이브는 지난해 말 가입자 800만명을 돌파하며 빠르게 성장하는 만큼 CJ ENM과 JTBC의 강력한 경쟁자로 손꼽힌다. OTT 시장을 선점하기 위한 경쟁은 날로 치열해질 전망이다. KT는 지난해 11월 OTT 서비스 ‘시즌’을 내놓은 한편 넷플릭스도 오리지널 콘텐츠 투자를 확대하며 안방 시장에서 공세를 강화하고 있다. 여기에 CJ ENM과 JTBC의 새 합작법인이 탄생하고 디즈니, 애플, AT&T 등 세계적 기업도 독자적인 OTT 서비스를 내놓는다면 각축전이 본격화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실제 OTT들은 이미 ‘가입 첫 달 이용료 100원’ 등 파격적인 혜택으로 이용자들을 묶어두기 위한 출혈 경쟁을 마다하지 않고 있다. OTT 업계 관계자는 “OTT 사업자 간 콘텐츠가 같으면 제로섬 경쟁일 수 있겠지만 아직은 각자가 서비스하는 콘텐츠가 다르다”며 “디즈니도 해외시장 진출 시 현지 업체와 제휴하는 전략을 쓰는 만큼 아직까지는 OTT 시장이 뺐고 뺏는 경장이 치열하기보다 전체 파이가 커지는 단계라고 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김영철 인턴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