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년 문을 연 신세계백화점 강남점이 단일 점포 중에서는 처음으로 연 매출 2조를 돌파했다. 동시에 전통의 강자인 롯데백화점 본점을 따돌리고 3년 연속 매출 1위에 올랐다. 서울 강남을 찾는 외국인 관광객과 명품 고객을 유치한 것이 주효했다.
신세계백화점은 7일 강남점의 지난해 매출이 2조를 기록했다고 밝혔다. 신세계백화점 강남점은 앞서 업계 최단기간 1조 점포 타이틀도 거머쥔 바 있다. 단일 점포 매출 2조는 일본 신주쿠의 이세탄, 프랑스 파리의 라파예트, 영국 런던의 해롯 등 세계적인 백화점들과 어깨를 나란히 하는 수준이다.
신세계는 강남점 매출이 급증한 이유로 백화점과 면세점(신세계면세점 강남점), 특급호텔(JW메리어트), 교통(센트럴시티)이 상승효과를 일으킨 덕택으로 분석했다. 강남점 일대가 해외 관광 중심지로 떠오르며 외국인들이 매출 증가를 주도했다는 분석이다. 실제로 면세점 오픈 직전인 2018년 6월과 지난해 12월의 신세계 강남점 외국인 현황을 비교해보면 매출은 무려 90% 이상 신장했고 구매 고객 수는 50% 증가했다.
강남 일대를 찾는 외국인 관광객들은 종로나 명동 등 서울 중심부를 찾는 관광객보다 구매력도 비교적 높다. 업계는 강남을 찾는 외국인 방문객 중 ‘K-팝’ 명소에 들르거나 의료관광 목적으로 개별 방문하는 비중이 높은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단체 관광으로 빠르게 정해진 쇼핑만 하는 관광객들에 비해 구매 여력이 크다는 것이다.
신세계 강남점의 효자 상품은 명품이다. 신세계는 2016년 강남점 신관 증축 및 전관 리뉴얼에 돌입하며 ‘서울 최대규모 프리미엄 백화점’을 표방했다. 이후 강남점의 명품 매출 비중은 약 40%까지 치솟아 일반 점포 평균(10%)의 4배를 넘어섰다. 특히 20~30대 젊은 고객의 명품 매출 신장률은 49.2%에 달한다.
전문관 시스템을 도입한 것도 성장에 한 몫 했다. 기존 백화점과 달리 소비자 소비생활에 맞춰 특정 품목들을 모두 모아둔 편집매장 형태의 쇼핑공간을 운영해 호응을 얻었다.
매출 2위 롯데백화점 본점과의 격차는 더 벌어졌다. 신세계 강남점은 2018년 매출 1조8000억원으로 롯데백화점 본점을 아슬아슬하게 제쳤다. 하지만 올해는 롯데백화점 본점이 제자리걸음한 새 2000억원 가까이 격차를 늘렸다. 신세계 강남점은 2017년 당시 30여년째 1위를 지켜왔던 롯데백화점 본점을 제치고 처음으로 최고 매출을 기록했고 3년째 선두를 빼앗기지 않고 있다.
이택현 기자 alley@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