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도 가짜지?” 아임뚜렛 조작 때문에 의심받는 진짜 환자들

입력 2020-01-07 10:19
뚜렛 증후군을 밝히며 음악 활동을 하는 '뚜렛한쿠스틱'의 연주 장면에는 "연기하는 것 아니냐"는 댓글이 달린다. 오른쪽은 아임뚜렛 조작 논란 이후 '뚜렛한쿠스틱'이 공개한 자신의 처방전이다. 영상 캡처


“그 채널을 보고 감명받았는데 정말 배신감이 드네요.”

의도치 않은 움직임과 소리를 반복적으로 보이는 신경 질환인 뚜렛(투렛) 증후군을 과장해 큰 인기를 얻은 유튜버 ‘아임뚜렛’의 조작 논란으로 진짜 환자들이 곤란을 겪고 있다. 증상을 의심하는 시선 때문이다.

아임뚜렛과 비슷한 형태로 질환을 공개하면서 인터넷 방송을 하는 유튜버들이 적잖다. 순수하고 선한 모습을 보여준 아임뚜렛 채널은 단기간에 38만명의 구독자를 모으는 등 폭발적인 관심을 받았다. 갑작스럽게 내는 소리 탓에 영화관에 한 번도 가지 못했다는 그를 위해 영화관을 대관하자는 움직임까지 일 정도였다.

그러나 그가 인기를 위해 장애를 과장했다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이에 대한 부정적인 시선은 엉뚱한 곳에까지 미쳤다. 관심이나 돈벌이를 위해 장애를 이용한다는 비판이 다른 뚜렛 증후군 유튜버에게까지 꽂힌 것. 사실 장애를 공개한 유튜버는 이 논란 전부터 “연기하는 것 아니냐”는 비판을 받아왔다고 한다. 허나 아임뚜렛 조작 논란 이후 이를 의심하는 여론이 더욱 거세졌다.

급기야 다른 뚜렛 증후군 유튜버는 자신의 질환과 관련한 진단서나 처방전 등을 공개하기에 이르렀다. 유튜버 ‘틱있는 코노’는 7일 “제 채널에도 틱장애가 주작(조작) 아니냐는 댓글이 달린다. 그런 댓글 볼 때마다 씁쓸하고 맘이 안 좋다”며 “내가 가지고 있는 장애를 진단서 끊어서까지 인증 해야 하나 싶지만 서로가 오해가 없는 게 좋을 거 같다는 판단해 이렇게 올린다”고 했다.

이어 “솔직히 그 채널(아임뚜렛)을 보고 감명받고 나도 틱을 향한 시선을 바꾸고 싶다 결심을 하게 되고 유튜브 채널도 시작할 수 있었는데 좀 배신감도 든다”면서도 “전 정말 솔직하게 영상을 만들고 있고, 제가 꿈꾸기 시작한 이 채널의 방향성을 끝까지 밀고 가며 차후에는 틱장애와 기타 아픔들에 고통받는 분들을 직접 찾아가서 도움도 주고 싶다”고 했다.

기타 연주 등 음악 활동을 하는 ‘뚜렛한쿠스틱’도 “장애인임을 증명한다는 것 자체가 정말 해야 하나 싶어서 좀 묘했다”고 했다.

신은정 기자 sej@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