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울수록 신나는 도심 속 겨울왕국’
전국 지자체들이 접근성이 뛰어난 도시공간에 빙상장과 썰매장을 잇따라 개설해 인기를 끌고 있다. 무료 또는 저렴한 입장료를 받아 시민과 어린이들의 겨울철 나들이 명소가 되고 있다.
7일 서울시에 따르면 지난달 21일 50년 만에 개장한 한강 노들섬 내 야외스케이트장에 시민들의 발길이 이어지고 있다. 옛 중지도 노들섬 옥외공간 노들마당에 문을 연 1500여㎡ 규모 스케이트장은 내년 2월16일까지 1시간 1000원의 저렴한 비용으로 얼음 위를 달리는 낭만을 만끽할 수 있다.
서울 용산과 노량진을 잇는 한강대교 중간지점에 위치한 노들섬은 100여 년 전 ‘한강 인도교’를 세우기 위해 강 중간에 둑을 쌓으면서 형성된 인공섬이다. 노들섬 야외스케이트장 운영시간은 오전 10시부터 오후 9시30분까지다.
어릴 적 추억을 소환한 노들섬 스케이트장과 지난 2004년부터 시작해 대표적 겨울 명소로 자리잡은 서울광장 스케이트장 외에 서울지역 자치구 눈썰매장도 최근 잇따라 선보였다.
구로구 안양천 오금교 7600㎡ 규모의 눈썰매장, 도봉구 성균관대 야구장 ‘눈꽃축제 눈썰매장’에 이어 노원구가 올해 처음으로 하계동 불암산자락에 ‘더불어 수 눈썰매장’을 개장했다.
인천지역도 마찬가지로 청라국제도시 인공수로 ‘커낼웨이’ 청라1동 행정복지센터∼하늘다리 50여m 구간에 조성된 얼음썰매장 등에 날마다 인파가 북적이고 있다.
연수구는 올해 처음으로 개장한 관내 미추홀공원과 문화공원 야외스케이트장 2곳의 누적 이용객이 1만 명을 넘었다고 밝혔다. 남동구 역시 논현동 해오름공원과 수산동 스케이트장에 1주일여 동안 1만여 명의 시민들이 다녀갔다고 설명했다.
경기도는 북부청사 경기평화광장에서 2월말까지 ‘반짝반짝 빛 축제’를 개최하면서 겨울축제장을 운영 중이다.
눈썰매와 얼음 썰매장 등 다양한 겨울놀이를 즐길 수 있는 겨울축제장은 2월 말까지 진행될 축제의 주요무대다. 겨울축제장은 매일 오전 9시 20분부터 오후 5시까지 1회당 100분 씩 총 4회에 걸쳐 운영된다.
대전시와 대구시도 대전엑스포시민광장과 대봉동 야외스케이트장을 각각 개장했다. 지난달 20일 문을 열어 2월16일까지 운영되는 엑스포시민광장 스케이트장은 민속썰매장, 컬링장, VR체험존, 빙어잡기체험장 등 놀거리가 풍성하다.
대구 대봉동 신천 야외스케이트장은 내년 2월2일까지 무료로 운영된다.
이밖에 세종시청 앞 야외스케이트장과 민속 썰매장, 천안 종합운동장과 도솔광장 무료 야외스케이트장, 경남 영양 현리 빙상장, 대전엑스포시민광장, 대구 대봉동 신천 야외스케이트장, 광주시청 앞 야외스케이트장이 잇따라 개장해 시민들의 발길이 이어지고 있다.
지자체가 주축이 된 대부분 스케이트장과 빙상장은 1000원~2000원의 저렴한 입장료에 스케이트는 물론 안전모와 보호대를 빌려줘 이용객들의 부담을 덜고 있다.
이용객들은 “얼음 위를 쌩쌩 달리다보면 어느새 콧노래가 나온다”며 “삭막한 도심 집과 가까운 곳에서 자녀들과 저렴한 비용에 즐거운 시간을 보낼 수 있어 즐겁다”는 반응이다.
스케이트장과 빙상장 인근 상인들도 “동절기 상권 활성화에 적잖은 도움이 되고 있다”며 반기고 있다.
지자체들은 스케이트장의 빙질관리와 안전관리가 쉽지 않지만 시민들을 위한 동계시설을 더 확대한다는 방침이다.
광주시청 앞 스케이트장을 방문한 문정현(55)씨는 “겨울방학을 맞은 중학생 늦둥이를 위해 짬을 냈는데 즐거워하는 모습에 나도 모르게 어린시절로 돌아갔다”며 웃음꽃을 피웠다.
상무지구 상인 정필두(55)씨는 “한시적이나마 가까운 곳에 스케이트장이 생겨 매출이 20~30% 올랐다”고 소개했다.
광주시체육회 관계자는 “지난 2013년부터 겨울철 야외활동을 위해 해마다 개설해온 시 청사 앞 스케이트장에 갈수록 많은 시민들이 방문하고 있다”며 “올해는 가상·증강현실 체험을 위한 ICT체험관을 새로 마련해 청소년들에게 즐거운 추억을 만들어주고 있다”고 말했다.
광주=장선욱 기자 swjang@kmib.co.kr